[살며 사랑하며] 안양천의 거듭된 변신

2023. 7. 5.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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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구 '안양천 가족정원' 한쪽에 소박한 물놀이장을 새로 열었다.

가족정원뿐 아니라 35㎞를 흐르는 안양천에서 양천구에 속한 5.4㎞ 구간 35만㎡의 고수부지는 그 자체로 양천구에서 가장 큰 공원이다.

87년 서울 안양하수처리장에 이어 92년 안양 박달처리장, 2006년 부천 역곡처리장을 건설해 하수 유입을 막고, NGO 주도의 '안양천 살리기 네트워크'와 14개 지자체의 '안양천수질개선협의회' 활동으로 2006년 이후 안양천 수질은 크게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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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수진 양천구 공원녹지과장


서울 양천구 ‘안양천 가족정원’ 한쪽에 소박한 물놀이장을 새로 열었다. 어떻게들 아셨는지 첫날부터 성황이라 조금 우쭐했다. 공원은 결국 이용자에 의해 완성된다. 그래서 무플보단 악플이, 파리 날리는 것보단 미어터져 민원을 좀 받는 편이 외려 낫다. 지난달 리노베이션을 마친 가족정원은 9만㎡ 정도인데 피크닉장, 장미원, 축구장, 실개천, 물놀이장 등 시설이 다양하고 주차장과 지하철역(오목교역) 등 접근성도 좋은 양천구의 대표 여가공간이다. 가족정원뿐 아니라 35㎞를 흐르는 안양천에서 양천구에 속한 5.4㎞ 구간 35만㎡의 고수부지는 그 자체로 양천구에서 가장 큰 공원이다.

간혹 SNS에 안양천 소식을 올리면 비슷한 답글이 달린다. 예전엔 시커먼 강물에 냄새도 지독해 다가갈 엄두조차 못 냈던 안양천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것. 실제 1990년대까지 안양천은 오염하천의 대명사였다. 쓰레기와 폐기물, 공장 폐수 등으로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이 하수처리장 방류 기준의 18배인 180ppm까지 올랐다. 87년 서울 안양하수처리장에 이어 92년 안양 박달처리장, 2006년 부천 역곡처리장을 건설해 하수 유입을 막고, NGO 주도의 ‘안양천 살리기 네트워크’와 14개 지자체의 ‘안양천수질개선협의회’ 활동으로 2006년 이후 안양천 수질은 크게 좋아졌다.

그러자 주민들이 강변으로 내려와 산책하고 운동하면서 안양천은 빠르게 공원으로 변신한다. 양천구 구간에만 국궁장, 파크골프장, 인라인스케이트장, 야구장, 축구장, 테니스장, 족구장, 농구장 등 체육시설로 빼곡하다. 바늘 하나 꽂을 자리도 없다. 문제는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동일 시설을 중복 설치하고, 반복되는 침수로 관리 비용이 증가하며, 이용 증가로 생물다양성이 위협받는 것. 할 일은 해야 하지만 통합 관리로 중복 투자를 막고, 침수에 최적화된 시설을 고민하고, 보호구역을 확대하는 등 안양천의 거듭된 변신이 또다시 필요한 때다.

온수진 양천구 공원녹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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