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권 학생엔 거처·식사 제공… 니즈를 채워라

유경진 2023. 7. 5.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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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1일 오후 1시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캠퍼스 내 한국어 학당 건물에서 수업을 마친 외국인 유학생들이 우르르 쏟아져나왔다.

캠퍼스 선교단체인 '랜드마커미니스트리' 김지희 간사는 노르웨이에서 온 금발의 여학생에게 다가가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캠퍼스 사역단체마다 외국인 유학생을 타깃으로 한 전도가 활발하다.

실제로 허그를 통해 중국의 한 유학생은 신앙을 갖게 돼 현재 캠퍼스 선교단체 간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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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유학생이 온다, 복음이 간다] ② 두유 노우 지저스?
외국인 유학생들이 지난 5월 서울 동대문구 랜드마커미니스트리 본부에서 열린 ‘허그 페스티벌’에서 게임을 하며 교제하고 있다. 랜드마커미니스트리 제공


지난달 21일 오후 1시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캠퍼스 내 한국어 학당 건물에서 수업을 마친 외국인 유학생들이 우르르 쏟아져나왔다. 캠퍼스 선교단체인 ‘랜드마커미니스트리’ 김지희 간사는 노르웨이에서 온 금발의 여학생에게 다가가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여학생은 낯선 한국인의 인사에 잠시 주춤했지만 이내 경계를 풀고 김 간사와 대화를 나눴다. 김 간사는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동료 간사들과 함께 이런 식으로 캠퍼스 노방전도에 나서고 있다.

캠퍼스 사역단체마다 외국인 유학생을 타깃으로 한 전도가 활발하다. 이 같은 활동은 대륙·국가별 특징에 따라 ‘맞춤형’ 접근이 요구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국내 체류하는 외국인 유학생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66.5%)을 차지하는 베트남(7만4264명)과 중국(6만3552명) 유학생 등 아시아권 학생은 대부분 ‘생계형 유학생’이다.

김 간사는 4일 “국내 외국인 유학생의 90%는 아시아권이고, 유학생 상당수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업에 소홀한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단체생활을 하는 이들 대부분은 경제적 형편이 어렵다. 따라서 선교단체들은 이들을 위해 주거 공간을 구해 주거나 식사를 제공하는 등 필요를 채워 주면서 접촉점을 만들거나 유지하고 있다.

아프리카와 남미권의 경우, 학생들의 수준이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출신 국가에서 선발된 국가 장학생들이 석·박사 공부를 위해 유학 온 경우가 주를 이룬다. 본국에서 ‘상위 1%’에 해당되는 고급 인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방대한 공부량으로 실질적인 신앙생활을 하기에는 다소 벅찬 환경에 놓여 있다는 게 선교단체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유병부 목원대 국제협력처 교수는 “교회에 출석한 아프리카 유학생들 가운데 대부분은 학업을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가 정부 기관과 교수, 전문직 등에 종사한다”면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은 나라 전체를 선교하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유럽이나 북미 출신의 유학생들은 ‘단기 체류형’이 많다. K팝과 같은 한류 영향으로 단기 어학연수,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을 찾고 있다. 이들에게 다가가려면 취미나 관심사 등을 공유하며 친밀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캠퍼스 선교 단체와 대학들의 다양한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랜드마커미니스트리는 매년 ‘허그(HUG) 페스티벌’을 연다. 허그는 ‘행복한 음식·유일한 기쁨·역동적 그룹’의 영문 약칭으로 미디어와 음악, 보드게임 등 문화 콘텐츠를 이용한 유학생들 간의 경계를 허문다. 실제로 허그를 통해 중국의 한 유학생은 신앙을 갖게 돼 현재 캠퍼스 선교단체 간사로 활동하고 있다.

외교부 비영리 사단법인 단체로 등록된 국제학생회(ISF)는 캠퍼스와 지역교회를 연계한다. 기독교에 관심이 있거나 신앙을 갖고자 하는 유학생을 교회와 연결해 주는 것이다. ISF는 종교 색채를 배제한 것이 큰 특징이다. 다양한 문화·언어권에서 온 유학생이 많은 만큼 기독교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기 위한 전략이다.

목원대는 유학생에게 매주 한 번 점심 나눔을 하는 ‘사랑의 샘터’를 운영한다. 유학생 선교와 생활안정을 위해 시작된 나눔은 17년째 이어지고 있다. 유 교수는 “유학생들이 한국뿐 아니라 본국에 돌아가서도 사회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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