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문의 휴먼 & 펫] 반려동물과 함께 건강해지는 삶
요즘 외롭다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핵가족화가 진행된 지는 오래됐지만, 부쩍 고립이나 고독 같은 단어가 많이 들린다. 가족과 식사할 때도 각자 핸드폰만 보는 경우가 흔하다. 특히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전자기기와 더 가까워졌고, 늘어난 재택근무의 영향으로 만남도 예전보다 줄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어서 고립을 느끼면 정신적 문제가 생긴다. 하지만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면 이런 문제를 상당히 해소할 수 있다. 인간의 마음에는 다른 생명체에 대해 자연적으로 갖게 되는 친밀감과 사랑이 자리 잡고 있다. 동물은 절대 배반하지 않으며, 사랑을 받은 만큼 인간을 사랑해준다. 아이들에게 친구가 돼줄 뿐 아니라 갱년기에 접어든 중년에게도 위로를 주는 존재가 반려동물이다. 노년에 함께 운동할 수 있는 데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소재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반려동물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연구도 나와 있다. ‘반려동물 효과’를 연구하는 미국 하브리(Habri:Human animal bond research institute) 연구소에 따르면 반려동물은 함께 지내는 사람의 생리학적 변화에 영향을 끼친다. 뇌의 옥시토신 수치가 높아져 심박 수와 호흡수, 혈압, 스트레스가 감소하면서 안정감을 느끼게 되고 집중력이 높아진다고 한다. 내분비계 반응에서도 스트레스 지표인 코르티솔, 에피네프린,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수치가 줄어든다.
심지어 자폐증을 앓는 아이가 반려동물 덕분에 말하기 시작하고, 웃거나 얼굴을 마주 보는 등 신체적 접촉도 가능해진다고 한다. 반려동물을 데리고 산책하는 등 외부 활동이 늘면서 심장 혈관이 건강해지고, 알레르기 반응이나 우울증, 비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은 줄어든다. 반려동물이 활기차고 흥미로운 삶의 맛을 느끼게 해주는 윤활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분명해지고 있다.
서강문 서울대 수의대 교수·전 서울대 동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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