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선, ‘로스트아크’ 디렉터로 임시 복귀…“중국 현지화, 국내 악영향 없도록”
금강선 전 디렉터가 ‘로스트아크’ 총괄 디렉터로 임시 복귀한다. 그는 중국 현지화 작업 등으로 인해 국내 서비스에 악영향이 가지 않도록 할 것이라 약속했다.
스마일게이트는 4일 오후 8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방송을 진행했다. 이용자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던 금강선 전 디렉터가 출연했다. 그가 이용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건 약 1년 2개월 만이다. 그는 이용자들에게 사과하고 자초지종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유튜브 생방송의 동시 시청자 수는 8만명에 육박했다.
이날 생방송이 있기 전 열흘 동안, 로스트아크 관련 커뮤니티에는 이용자들의 분노가 들끓었다. 지난달 24일 열린 대표적인 소통 행사 ‘2023 로아온 썸머’에서 개발진의 ‘콘텐츠 업데이트 부재’와 ‘이용자와의 소통 미비’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개발진은 서둘러 추가 라이브 방송을 진행해 사과했지만 이용자들의 불만은 쉽게 누그러들지 않았다. 그러던 중 금 전 디렉터는 지난 1일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올리며 생방송을 예고했다.
금 전 디렉터는 “‘2023 로아온 썸머’ 이후 열흘이 지났다. 정말 마음이 무겁고 아픈 기간이었다”며 “이슈들이 많아서 최대한 빠르게 확인을 마치자마자 방송을 켜게 됐다. 늦어서 죄송하다”는 말을 시작으로 이용자들과의 소통을 시작했다.
중국 서버와 관련된 의혹 해명
금 전 디렉터는 ‘삼족오’로 일컬어지는 ‘애니츠 문양 동북공정 논란’에 대한 이야기부터 꺼냈다. 그는 해당 리소스가 지난 2014년 6월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밝히며 해당 원화가는 퇴사를 한 상태라 제작 의도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슈가 되고 나서야 인지를 했다는 부분에서 문제가 있다”고 첨언하며 “하루 내로 업데이트를 통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문화재 복원 사업 등에도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중국서버 검열’ 문제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설명에 앞서 “로스트아크에는 권역별로 해외 라이브팀과 기획팀, 담당자가 별도로 있다”고 업무 구조를 밝혔다. 이어 “평소 업무는 해외 담당자들이 처리할 수 있으나, 퍼블리셔가 현지에서 요청하면 때로는 국내에서 추가 작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2월에 중국으로부터 ‘판호’가 발급이 됐고, 이에 따라 1월부터 현지화 요청에 따른 문제가 다수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 시간 동안 쌓아놓은 콘텐츠를 단기간에 현지화를 해내기란 불가능했다. 결국 그래픽실 기준 인력의 11.3%가 중국 현지화 작업을 위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차출됐음을 시인했다.
그는 ‘카멘 레이드’ 작업이 늦춰진 이유도 밝혔다. 그에 따르면, 카멘 레이드의 개발에 현지화 작업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담당자가 차출된 이력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금 전 디렉터는 8월 말로 예정됐던 카멘 레이드가 3주쯤 밀린 이유로 ‘2관문의 이동형 전투 구현’와 ‘4관문 개발의 어려움’을 이유로 들었다. ‘태초의 섬’ 역시 밸런스 테스트가 추가돼 밀렸다.
중국 현지화로 밀린 작업은 ‘캐릭터 아바타’ 뿐이라는 것도 밝혀졌다. 캐릭터 아바타는 중국에서 현지화 요청이 많았다. 그는 이를 소화하느라 로드맵 대비 1.7개 정도의 손실이 있었다고 밝히면서 사과의 뜻을 밝혔다. 다만 중국 현지화 업무에만 ‘올인’을 해서 작업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운명의 빛’ 트레일러의 ‘붉은 달’ 일러스트는 기존의 빨간색에서 보라색 조명으로 바뀌어 있어 중국 현지화를 위한 작업이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에 대해서도 금 전 디렉터는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카제로스의 부활로 기존과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한 색감 변경이라는 의미다. 그는 추후 중국 서비스 시에도 기존과 같은 붉은 달을 연출에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될 거라 강변했다. 그는 트레일러 내 ‘사제 복장 십자가 검열’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가디언: 베스칼’의 색상 변경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원화가 다른 게임의 캐릭터와 비슷한 구도로 제작돼 논란을 피하고자 색을 바꾼 것이라고 바로잡았다.
신규 클래스인 ‘소울이터’의 컨셉아트가 변경된 것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지난 ‘로아온 윈터’ 당시 고양이 콘셉트의 일러스트가 나갔는데, ‘로아온 썸머’에는 박쥐 콘셉트의 일러스트가 나가서 비롯된 문제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쥐 콘셉트의 일러스트로 바꾼 이유는 ‘더 잘 나온 것 같아’서 발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수영복 아바타’ 컨셉아트의 노출 정도에 관해서는 “배꼽을 가리는 건 퍼블리셔의 현지화 요청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수영복이 배꼽을 가린 건 완전한 디자인 이슈고, 의도를 가지고 작업을 한 게 아니라는 의미다.
금 전 디렉터는 ‘몬스터 외형 변경 이슈’의 경우, 로아온 써머로 분위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눈에 띄는 외형 변화를 줄 이유가 없다며 의도적 패치가 아님을 설명했다. 그는 패치 해야 할 것과 아닌 것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16가지의 몬스터가 검수 과정의 불찰로 잘못 포함됐다고 밝혔다. 또한 이 부분도 하루 내로 모두 롤백될 것이라 말했다.
그는 이러한 오해가 재발되지 않기 위해 “국내 인력이 차출되는 일 없도록 해외 서비스 팀의 인력을 충원하겠다”며 “인력이 충원되면 소통방송을 열겠다”고 말했다. 절대 국내 서비스의 방향을 해치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총괄 디렉터의 부재에 관해
지난해 5월 금 전 디렉터가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한 이후 총괄 디렉터 자리는 1년 2개월 동안 비어있었다. 금 전 디렉터는 자신이 복귀할 예정이기 때문에 그 자리를 비워둔 건 아니라고 말했다. 또한 자신이 한국 서비스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은 자신이 등장하지 않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갑자기 나와서 이슈를 해결하고 수습하는 게 세 명의 수석팀장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본 것이다. 또한 세 수석팀장이 자신보다 훨씬 좋은 방향으로 게임을 이끌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각자 영역에서 운영하는 이 방식이 나름 매력이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다만 그는 총괄 디렉터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총괄 디렉터를 선임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11월이 게임 출시 5주년인 만큼 그때까지 총괄 디렉터를 선임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그는 잠시 CCO 자리를 내려놓고 자신이 임시로 총괄 디렉터가 돼 소통의 가교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50여분간 담소… 열린 소통 기조 이어가
이날 금 전 디렉터는 40여분동안 핵심 쟁점에 대해 해명하고 사과한 것에 더불어, 50여분동안 이용자들이 실시간으로 댓글을 보며 담소를 나누는 등 열린 소통 기조를 이어갔다.
그는 카오스 던전을 매일 1회로 축소·가디언 토벌 변경·엔드 콘텐츠 주기·세계관에 비해 평화로운 이벤트·3차 각성·사멸 세트·원정대 주 골드 보상 6회 제한·남자 인파이터·아바타 공급 주기·소울이터·핫딜샵·동물 아바타·카제로스 레이드·아브렐슈드 딜컷·서버 이전·에키드나·상위 이용자에 대한 케어 등의 사항도 이용자들과 자유롭게 논했다.
담소를 나누는 과정에서 금 전 디렉터는 이번 달 내에 ‘핫딜샵’을 열어 게임의 명예회복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지금껏 디렉터 역할을 맡아온 세 수석팀장을 감싸며 응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라이브 소통을 통해 이용자들의 갈증을 듣겠다고도 약속했다.
금 전 디렉터는 “신뢰가 깨지는 건 한 순간이지만, 차근차근 보여주고 소통하며 장기적인 계획으로 신뢰를 복원하겠다”며 “10일 동안 마음의 상처 받은 이용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마지막으로 “상처를 조금씩 봉합해서 발전되고 나아가는 로스크아크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차종관 기자 alone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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