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지사 강한 추진력 공감하지만 좀 더 소통해야”
민선8기 ‘힘쎈충남 대한민국의 힘’을 표방하며 취임 1주년을 맞은 김태흠 지사에 대해 일선 공무원들은 대외 정치력과 강한 추진력에 공감하지만, 좀 더 따뜻한 소통을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충청남도공무원조합(위원장 최정희)는 김태흠 지사 취임 1주년을 맞아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4일 공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김태흠 지사 취임 1년의 성과와 과제를 평가하고 성공적인 공직문화 조성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6월 13일부터 23일까지 11일간 행정포털 설문조사란을 이용해 본청, 직속기관, 사업소 등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총 1109명이 응답했다. 다만 응답자의 81%인 904명은 6급 이하의 직원이다.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2.34%포인트이다.
설문조사 내용은 김 지사의 도정 수행과 지난 1년간 추진 정책에 대한 평가, 인사·조직 등 공직문화의 변화 등 크게 3가지로 구성됐다.
먼저 1년을 함께 한 김 지사에 대한 호감도를 물었더니 긍정평가가 61%로 나타난 반면 부정평가는 9%에 그쳤다.
또 도정 수행 평가 역시 호감도 보다 다소 높게 나타나 전반적으로 김 지사의 업무 스타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도 공직자의 66%는 김 지사가 매우 잘하거나 잘하고 있다고 보고, 7%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척도형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5점 만점에 3.8로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적 반응을 나타낸 735명의 경우 ▲결단력과 추진력이 강해서 72% ▲소신있는 행동 11% ▲소통과 협력을 잘해서 11% ▲리더십이 뛰어나서 6% 순으로 답했다.
반면에 부정평가를 내린 81명은 ▲일방적이고 독단적 65% ▲언행이 직설적이고 공격적 31% ▲인기영합 행정 5%로 나타났다.
역대 지사들과 비교해 김 지사의 직무수행 능력을 비교해 대해 묻는 문항에서는 66%가 전 지사들보다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봤으며, 28%가 보통, 더 못하다는 응답은 6%였다.
김 지사의 남은 임기 3년에 대한 기대감도 높지만 정책적 결단과 배려, 혁신도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년간 정책에 대한 평가에서 대정부 정치력 및 국비확보가 90%대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고, 기업유치 등 지역경제 활성화가 80%를 나타냈다. 지방외교 및 외자유치와 도민·의회와의 소통은 중간 정도로 평가받은데 반해 내포신도시 활성화와 일 잘하는 공직분위기 조성에는 각각 30~20%대로 저조한 평가를 보였다.
특히 인사·조직 운영에 대해서는 ‘잘한다’가 41%로 나타났지만 ‘보통’ 45%, ‘못한다’ 14%로 절반 이상이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선 지난 1년간 인사와 조직 운영을 긍정 평가한 이유로는 단연 능력·성과주의 인사를 꼽았으며, 소수직렬을 배려하고 발탁승진 확대와 적재적소 인사배치를 중요하게 보았다.
'소신있게 행동하고 역량이 뛰어나서'라는 대답이 90%를 넘어섰고, '리더십이 뛰어나서', '소통과 협력을 잘해서', '공약실천을 잘해서'가 주된 이유였다.
반면에 부정적인 평가한 14% 중에는 학연·지연·측근인사(36%)가 가장 두드러졌으며, 불필요한 개방형 직위 확대(19%)와 회전문 인사(11%), 발탁승진 확대(16%), 실국장 줄세우기(10%)가 눈에 띈다. 중앙부처·고시출신 우대와 2년 이상 순환보직제도 역시 부정적 시각이 존재했다.
다만 향후 3년간 김태흠 정책에 대해 ‘기대한다’는 응답이 89%로 높은 반면 ‘기대못한다’는 응답은 11%에 머물렀다.
공무원들은 또 올바른 공직분위기 조성을 위해 공정한 인사와 근무여건 개선, 복지 확대 요구도 높았다.
10명 중 6명 꼴로 ▲공정한 인사와 조직운영(32%) ▲근무여건 및 복지 개선(29%) ▲일과 가정의 양립제도 정착(17%)을 꼽았지만 수평적 조직문화 조성도 이에 못지 않게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도 신구 공직자간 세대격차 완화 목소리도 있어 현 세태를 반영했다.
현 시점에서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복지는 복지포인트 인상이 절반 이상으로 압도적이었으며, 주차장 확대와 주거안정기금 설치, 휴양시설 확대, 어린이집 신축, 직원숙소, 생활체육시설 등도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수 의견이지만 장례서비스도 원하는 이도 있었다.
김 지사의 리더십에 대한 주관식 응답 결과 소통 요구가 쏟아졌다.
우선 긍정평가는 약속을 소중히 여기며, 따뜻한 배려와 소신에는 공감과 응원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지금처럼 강한 추진력으로 화끈하게 도정을 펼쳐달라는 주문도 잇따랐다.
한 응답자는 지사의 강한 인상과 이미지로 인해 일부 직원들이 어려워 하는 부분도 있다면서 직원들을 대할 때 따뜻하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애정어린 충고를 보냈다.
반면 부정 여론은 "직원들에게 모욕적인 언사와 고함이 생활화된 것 같다"면서 "좀더 따뜻한 마음을 표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일부에서는 너무 나무라면 과로사하거나 건강을 해칠 분들이 발생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업무지시때 강압적이거나 윽박지르는 대신 온화하게 대하고 결재할 때 혼내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실국장들이 지사한테 받은 대로 밑에 직원들에게 돌아와 힘들다"며 "너무 꾸짖지 말고 격려를 해달라"는 애교섞인 대답도 눈에 띄었다.
일부에서는 ▲있다면 신경 쓰겠나 ▲기대하지 않는다 ▲자중하라는 극단적인 대답도 있어 융화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대와 바람을 묻는 질문에 가장 큰 키워드는 강한 이미지 그대로인 ‘지금처럼’으로 나타났다. 다만 강함 속에 부드러운 리더십 요구가 많았다.
일례로 ‘중앙부처에는 힘세고 강하게, 직원에게는 따뜻하게’가 모든 의견을 대변하는 듯 보였다.
이어 ‘정치색에 휘둘리지 말라’, ‘남은 3년 건승하라’거나 ‘소규모 기관도 챙겨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앞서 긍정평가 이유로 거론됐던 발탁인사에 대해서는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듯 기대와 우려가 상존했다.
발탁승진이 지사의 관심사항만 챙기고, 실적 쌓기와 성과주의로 흐를 수 있다며 좀 더 체계적인 인사검증제도를 마련하라는 목소리부터 그동안 묵묵히 일해 온 노력으로 쌓아 온 근평순위가 허사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는 부정적 대답이 적지 않았다.
이에 맞서 능력있는 직원들이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발탁승진을 더 확대해 성과에 따라 우대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만만치 않았다.
육아휴직에 대한 역차별을 주장도 등장했다. 미대상자는 지속적으로 일만하고 승진에서 밀린다거나, 아이를 원해도 건강상 허락하지 않는 직원들 불이익을 감수할 수 밖에 없다면서 승진 연수 제외와 출산가점제 폐지를 요청했다.
조직문화 분야에서는 사기 진작과 신구세대가 화합, 경직된 공직 분위기 개선을 바라는 요청이 많았다. 업무 활동비 증액과 회의와 보고를 최소화 해 달라는 바람도 무시하기 어려운 요구이다.
복지분야에서는 불필요한 업무에서 배제해 달라거나 휴게공간, 다자녀 혜택, 어린이집 확대가 단연 많았다.
마지막으로 정책분야에서는 내포신도시 활성화 요청이 압도적일 만큼 강한 추진력으로 공공기관, 종합병원, 기업 유치에 나서달라고 바람을 전했다. 일부 직원들은 스마트팜 조성, 근무여건 개선, 국비확보, 문화관련 사업 확대 등을 기대했다.
최정희 위원장은 “이번 설문결과를 종합하면 김 지사의 강한 결단력과 추진력으로 대외 정치력 확대 및 도정 현안 해결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다만 발탁승진 등 공정한 인사운영과 내포신도시 활성화에 대해서는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의 성공적 임기 수행을 위해서는 노사 소통을 통한 근무여건, 후생복지 및 처우 개선에 대한 노력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민선8기 성공적인 도정 수행을 위해 노조 역시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내포=홍석원 기자 001h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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