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추격 중국 따돌릴까… 삼성·LG ‘올레드 동맹’ 현실화

전성필 2023. 7. 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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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OLED) 동맹'이 현실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에서 생산한 OLED를 탑재한 TV 신제품의 출시 채비에 들어갔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다양한 대형 OLED TV 제품군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선 안정적인 OLED 패널 공급이 필수다.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을 확보하면 생산 물량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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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83형 OLED TV 출시 준비”
‘제품군 확대·실적 개선’ 쌍방 이익
韓 OLED 주도권에 긍정 효과 전망
게티이미지뱅크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OLED) 동맹’이 현실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에서 생산한 OLED를 탑재한 TV 신제품의 출시 채비에 들어갔다. 산업계에선 두 회사의 ‘손잡기’가 중국 추격을 따돌릴 기회라고 판단한다. LG디스플레이로선 안정적 공급처를 확보하고, 삼성전자는 OLED TV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중국 기업들의 공세에 대비할 수 있다. 중국 기업들은 LCD 분야에서 기술력을 높인 뒤 저가 제품의 대량 공급으로 시장을 장악했다. OLED 분야에서도 같은 전술을 사용해 역전을 노리고 있다.

4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83형 OLED 4K TV(KQ83SC90AEX KR)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83형은 TV 화면의 대각선 길이가 83인치(약 211㎝)인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에 이 제품에 대한 전파인증 적합성 평가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삼성전자에서 83형 OLED TV를 출시할지를 두고 소문만 무성했다. 현재 83형 OLED 패널을 만들 수 있는 업체는 LG디스플레이뿐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납품하는 77·65·55형 패널로 OLED TV를 제조·판매 중이다. 만약 삼성전자가 83형을 출시한다면 LG디스플레이와의 동맹을 확정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번 83형 신제품에는 LG디스플레이의 화이트(W) OLED 패널을 탑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하기 위해 83형 OLED 출시 준비 중이다. 출시 시점과 가격은 미정”이라고 전했다.

산업계에서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연합군’을 결성하게 된 것으로 분석한다. 가전 분야 수요 부진으로 삼성전자의 TV 판매는 감소했다. 중국 업체들은 LCD TV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며 삼성전자를 빠르게 추격 중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그나마 수요가 살아있는 OLED TV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TV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OLED TV 시장에선 점유율(올해 1분기 출하량 기준)이 11.9%에 머문다. LG전자(58.8%), 소니(16.2%)에 이어 3위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다양한 대형 OLED TV 제품군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선 안정적인 OLED 패널 공급이 필수다.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을 확보하면 생산 물량을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레드 동맹’은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도 긍정적이다. 장기적인 실적 부진을 겪는 상황에서 새로운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기 때문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신규 고객 확보, 고부가가치 제품 출하 확대 등으로 판매가격과 출하량이 동시에 좋아질 수 있다. LG디스플레이의 하반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일부에선 LG디스플레이의 내년 흑자 전환도 예상한다.

산업계에선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동맹 관계가 오래 지속해 한국 기업들의 ‘OLED 시장 주도권’이 지켜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은 LCD에 이어 OLED 분야에서도 국가 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사격을 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경쟁사로부터 제품(부품)을 받지 않는 관행에 다시 빠진다면 사업 운영에 타격을 입고, 중국 기업들의 약진에 밀릴 수 있다. 전체 OLED 시장에서 ‘K-OLED’의 입지가 좁아지게 된다. 산업계 관계자는 “OLED TV 시장 자체를 키우려면 패널 수급이 원활해야만 한다. 이번 동맹이 OLED 시장의 본격적 성장을 촉진하고, 산업 전체에 선순환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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