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반란 사태 후 첫 외교 행보는 시진핑과 회의
바그너 그룹의 무장봉기로 리더십 위기를 겪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일 국제회의에 참석해 건재를 과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23차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 국민은 전에 없던 방식으로 단결돼 있다”며 “조국의 운명에 대한 연대와 높은 책임감으로, 미수로 그친 무장봉기에 맞서 러시아 정치권과 사회 전체가 연합하는 모습을 분명하게 보여줬다”고 밝혔다. 크렘린궁이 공개한 연설문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우리를 상대로 하이브리드 전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불법적인 반러시아 제재가 전례 없는 규모로 가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SCO 화상 회의는 푸틴 대통령이 바그너 그룹 반란 이후 처음으로 국제 외교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자리였다. 이날 회의는 2018년 중국 칭다오(靑島) 회의 때 SCO에 정식 가입했던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의장국으로 주재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화상 연설에서 “인류 사회가 단결이냐 혼란이냐, 평화인가 충돌인가, 협력인가 대항인가라는 시대의 물음에 직면했다”며 “본인의 대답은 평화·발전·협력·호혜의 시대 조류는 막을 수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관영 신화사에 따르면 시 주석은 “경제 세계화라는 정확한 방향을 견지해야 한다”며 “보호주의와 일방 제재, 국가안보 개념의 일반화, ‘벽을 쌓고 보루 만들기’, ‘디커플링과 공급망 단절’에 반대하며, 호혜 협력으로 ‘파이 키우기’에 노력해 발전의 성과가 더 많이 더욱 공평하게 각 나라의 국민이 혜택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CO는 1990년대 구소련 붕괴로 촉발된 국경 분쟁을 해소하기 위해 96년 결성된 역내 다자 안보기구인 ‘상하이 5국(러시아·중국·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을 모체로 한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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