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맥주만 오른다…국내 맥주는 ‘속앓이’ [재계 TALK TALK]

조동현 매경이코노미 기자(cho.donghyun@mk.co.kr) 2023. 7. 4.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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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맥주와 수입 맥주 간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국내 맥주 기업은 정부 요청에 가격 인상을 자제하는 반면 수입 맥주 가격은 일제히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수입 캔맥주 묶음 가격이 1만1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9.1% 인상된다. 주요 인상 품목으로는 하이네켄, 에델바이스 등 총 14종이다. 수입 맥주 공급 업체의 공급가 인상에 따른 것이다. 반면 하이트진로·오비맥주·롯데칠성음료 등 주류 3사는 당분간 제품 가격을 동결할 것을 밝혔다.

국내 맥주는 올해 초 원가 부담 증가에도 가격을 동결했으나 주류세가 인상되면서 가격 압박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올 초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사실상 가격 인상 자제를 권고한 것이 가격 동결에 영향을 미쳤다.

맥주는 현행법상 물가 연동형 종량세를 적용해 각 업체가 출고 가격을 올리지 않아도 세금 인상분이 반영되는 구조다. 세금 인상분을 출고 가격에 반영하지 않으면 기업 수익이 줄어든다.

익명을 요구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맥줏값은 국제 보리값 시세가 매년 40%가량 올라 가격 인상 요인이 확실히 있는 상황인데, 기업이 정부에 내는 세금만 오르고 있다”며 “정부 요청이 있었기 때문에 시장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수입 맥주와 달리 국내 맥주 출고가 조정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4월 인상된 주세가 가격에 반영이 안 되면 영업이익이 450억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고 덧붙였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16호 (2023.07.05~2023.07.1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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