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동 거는 ‘한남뉴타운’…9부 능선 통과한 3구역 연말 이주 시작 [감평사의 부동산 현장진단]

2023. 7. 4. 21:5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3번 출구로 나와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작은 사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대로변을 등에 두고 왼쪽으로 좀 더 걷다 보면 오래된 한 동짜리 아파트가 눈에 들어온다. 1976년 준공한 한남동 장미아파트다. 여기서부터 한남3재정비촉진구역(한남3구역)이 시작된다.

한남3구역은 북서쪽에 위치한 장미아파트를 시작으로 남동쪽 강변북로 위쪽까지 넓게 형성됐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과 보광동 일대에 조성되는 재개발 사업으로 부지면적만 38만6400㎡에 이른다. 이곳에는 5000가구 이상 아파트와 상가, 도로·공원·주차장·학교 등 정비기반시설이 들어선다. 총 사업비만 3조원에 달해 역대 재개발 사업 중 최대 규모다.

보광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한남동은 예전부터 한강과 남산 사이에 위치해 풍수지리적으로 배산임수형 명당으로 손꼽히는 곳”이라며 “특히 한남3구역은 부지면적이 가장 넓고 가구 수가 많으며 한강변과 맞닿아 있어 한남뉴타운 내에서도 랜드마크 단지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서울 한강 스카이라인을 뒤바꿀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부동산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 용산구는 한남3구역은 재개발 인허가의 마지막 관문으로 꼽히는 관리처분계획을 인가했다고 밝혔다. 2003년 뉴타운 지정 후 무려 20년 만이다.

현재 한남동을 포함한 용산구 일대는 용산공원 조성, 용산정비창 개발, 신분당선 연장 등 호재가 잇따르고 있다. 또 유엔군사령부(유엔사) 부지와 전자상가 재개발 사업, 국제업무지구 조성 등 굵직한 프로젝트가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한남동은 입지나 접근성, 각종 생활 환경 등 모든 측면에서 서울에서 가장 뛰어난 곳 중 하나로 꼽혔지만 노후 주택이 많다는 것이 단점이었다. 3구역이 재개발 사업의 9부 능선을 의미하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통과했고 2·4·5구역 역시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한남동 일대는 서울 최고급 주거단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재개발 9부 능선 통과한 한남3구역

총 5800가구 매머드급 단지로 재탄생

관리처분계획이란 아파트 어떤 평형을 얼마나 지을지, 조합원·일반분양 물량을 어떻게 할지 등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단계다.

재개발 사업 행정 절차의 마지막 단계라고 보면 된다. 2003년 한남뉴타운 조성이 발표된 후 20년 만에 1개 구역의 모든 인허가 절차가 끝나는 것이다. 이르면 오는 10월 3구역 내 거주자 이주가 시작되고 2026년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2029년 입주가 가능하다.

이번에 통과한 계획안에 따르면 한남3구역 총 대지면적은 38만6395.5㎡, 신축 연면적은 104만8998.52㎡다. 용도지역은 제1~3종 일반주거지역과 준주거지역이 혼재하며 건폐율 42.09%, 용적률 232.47%가 적용된다.

재개발 사업을 통해 이곳에는 지하 6층~지상 22층, 197개동, 총 5816가구(임대주택 876가구 포함)가 들어선다. 일반분양은 831가구다. 전체 구성은 전용 54㎡ 3가구, 59㎡ 2138가구, 84㎡ 1851가구, 118㎡ 648가구, 132㎡ 135가구, 141㎡ 15가구, 151㎡ 150가구 등이다. 상가 464호와 도로, 공원, 주차장, 학교 등 정비기반시설도 함께 조성될 계획이다.

2009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한남3구역은 2012년 조합설립인가와 2017년 서울시 건축심의 통과에 이어 2019년 3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사업이 순탄하게 진행되는 듯했지만 올해 변수가 생겼다. 올해 2월 상가 분양가를 두고 일부 조합원이 법원에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되면서 사업이 다시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법원이 지난 5월 말 가처분 결정을 취소하고 신청을 기각하면서 관리처분인가 절차가 재개됐다. 용산구 관계자는 “사업 규모 등을 감안해 한국부동산원에 관리처분계획 전반에 대한 타당성 검증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남3구역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이곳에 ‘디에이치’ 브랜드를 적용할 계획이다. 조합은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이주를 시작할 것으로 내다본다.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3구역이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고 이주 준비에 돌입한다. 사진은 한남뉴타운 전경. (윤관식 기자)
다른 구역은 어떻게?

2구역 사업시행인가 획득 눈앞

한남3구역이 관리처분인가 과정을 통과하면서 한남동 일대 다른 구역의 사업 진행 상황에 관심이 쏠린다.

한남뉴타운은 서울 용산구 한남·보광·이태원·동빙고동 일대 총 부지면적 111만205㎡를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5개 구역 중 구역 해제된 한남1구역을 제외한 한남2~5구역에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워낙 여러 이해관계가 얽힌 사업지다 보니 10년 이상 개발이 지지부진했는데 최근 조금씩 속도가 붙고 있다.

3구역을 제외하면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2구역은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과 가깝다는 장점이 있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교통 여건이 좋아 한남뉴타운 내에서 알짜 입지로 꼽힌다. 한남2구역에는 지하 6층~지상 14층 아파트 30개동에 총 1537가구 규모 공동주택과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선다. 총 공사비용은 약 8000억원 규모다. 지난해 11월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으며 지난 5월에는 정기총회를 통해 새로운 조합장을 선출했다.

4구역은 올해 2월 재정비계획 결정 고시로 개발안이 확정됐다. 최고 23층, 2167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선다. 연내 교통심의를 거쳐 내년 건축심의를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남뉴타운 내에서 유일하게 평지인데다 사업성이 가장 좋은 곳으로 꼽히는 5구역도 탄력이 붙고 있다. 연내 건축심의 통과를 목표로 심의 통과 직후 시공사 선정에 나설 계획이다. 최고 23층, 2555가구(임대주택 384가구 포함) 규모로 개발이 예정돼 있다. 한남뉴타운에서 유일하게 대부분 가구가 ‘한강뷰’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한남뉴타운 재개발 사업이 완료되면 5개 구역 약 1만가구 규모 한강변 최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 서쪽으로 동부이촌동, 동쪽으로는 한남동 한남더힐, 유엔빌리지 등 전통 부촌과 인접한 데다 북쪽으로는 남산, 남쪽으로는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서울 한가운데 위치한 만큼 강북, 강남 어디로든 이동이 쉽다는 것은 또 하나의 장점이다.

10년 이상 서울 재개발 ‘대장주’로 불렸던 만큼 가격 또한 다른 뉴타운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비싸다. 사업 완료 후 전용 84㎡ 아파트를 받을 수 있는 매물의 경우 한때 20억원 후반에 시세가 형성됐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주택 시장 침체와 고금리 등 영향으로 전고점과 비교해 소폭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3구역 관리처분계획 인가 후 사실상 거래가 정지되면 다시 한 번 한남뉴타운 지분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본다. 재개발 사업에서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후 매수하면 조합원 입주권을 받을 수 없다. 즉, 관리처분 이후 등기를 하면 현금 청산 대상자로 분류된다. 조합원 수가 가장 많은 3구역 거래가 묶이면 매물이 크게 줄면서 품귀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남뉴타운은 입지나 미래 가치 등을 감안하면 사업 완료 후 시세가 3.3㎡당 1억원 이상 형성될 것이 유력한 지역”이라며 “3구역의 경우 관리처분인가 이후에도 10년 이상 보유, 5년 이상 실거주한 소유주 매물은 거래가 가능하지만 소수에 불과하다. 향후 다른 구역 역시 사업 진행 상황에 따라 프리미엄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승태 감정평가사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16호 (2023.07.05~2023.07.11일자) 기사입니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