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질주하는 ‘전기차 맏형’ 테슬라···슈퍼차저·신차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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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1일(현지 시간) 기준 올해 테슬라의 주가 상승률이다. 연초 118달러로 시작한 테슬라 주가는 6월 들어 276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9월 29일 이후 약 9개월 만에 기록한 최고 주가다.
테슬라 주가 상승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테슬라의 전기차 충전기 규격(NACS·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데다 인도 공장 설립이 가시화됐다는 소식이 겹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하반기 공개될 예정인 사이버트럭과 자율주행(FSD) 상용화에 대한 기대도 여전하다. 테슬라 세단 ‘모델3’ 전 차종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서 규정한 보조금 전액 대상에 포함된 데다 테슬라가 인공지능(AI) 관련주로 묶인 것도 투자자 투심을 자극했다.
다만 주가가 단기간에 치솟은 데 따른 주가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테슬라 주가에 대한 과열 경고가 국내외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장기적으로 성장성 있는 종목임에는 부정할 수 없지만, 단기적으로는 주가 조정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대세로 떠오른 ‘슈퍼차저’
하반기 사이버트럭 출시 가능성
테슬라 주가 상승은 6월 들어 본격화됐다. 6월 1일부터 21일까지 약 3주간 주가는 무려 37% 급등했다. 이후 다소 주춤했지만 6월 29일 기준 여전히 260달러 안팎 주가를 유지하는 중이다.
이미 미국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가 슈퍼차저를 공식 충전 시설로 채택한 상황이다.
스웨덴 자동차 브랜드 볼보 역시 유럽 차량 브랜드 최초로 미국에서 슈퍼차저를 사용하기로 하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충전 시설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북미 지역에서는 전기차 충전 규격을 두고 테슬라 슈퍼차저인 NACS와 기존 미국 표준인 CCS(Combined Charging System)가 경쟁 중이다. 현재 미국 내에는 슈퍼차저 충전소 약 2000곳과 충전기 2만1000여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미국에서 운영 중인 급속 충전기의 60%에 해당한다.
미국 정부도 테슬라에 힘을 실어주는 상황이다. 미국 백악관은 CCS와 함께 NACS 연결 장치를 동시에 제공하는 전기차 충전소에 연방보조금 수십억달러를 제공한다고 지난 6월 9일 발표했다. 여기에 테슬라 본사 소재지인 텍사스주는 테슬라 NACS 방식 의무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포드와 GM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NACS 방식을 사용하기로 합의한 데 따라 슈퍼차저 관련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NACS로 충전 방식을 바꿀 경우 추가 주가 상승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반기 신차 공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올 하반기 테슬라가 사이버트럭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본다. 지난 5월 16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본사에서 열린 테슬라 연례 주주총회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연말까지 사이버트럭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출고 대수는 25만~50만대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연말 신공장 건설에 대한 발표도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유력한 후보지는 인도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6월 20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미국을 방문하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인도 공장 설립 계획을 직접 브리핑할 것”이라며 “이는 비공개로 열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미국 외 중국 상하이와 독일 브란덴부르크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하지만 추가 공장 설립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고, 테슬라는 그 적임지로 인도를 꼽았다는 해석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테슬라는 연말 인도 공장 건설에 대한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며 “그 외 사이버트럭 출시 기대감과 FSD 상용화 가능성도 테슬라 주가 상승을 이끌 수 있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FSD가 상용화되는 시점이 명확해져야 주가는 직전 고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분기 실적 기대치 밑돌 수도
실적 발표 전 차익 실현 매물 주의
다수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장기적인 성장성은 인정하면서도, 단기적인 투자 관점에서는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최근 주가 급등에 따른 일시적 조정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분기 실적 또한 시장 기대치를 밑돌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테슬라 주가가 과도하게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한다. 여러 지표가 비정상적인 수준으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최근 테슬라 주가수익비율(PER)은 70~80배에 달한다. 지난 5월 약 38배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배가량 치솟았다. GM(5배)과 포드(11배) 등 10배 안팎 수준인 경쟁사들의 PER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수익성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회사가 거둔 이익에 비해 주가가 고평가됐다고 해석된다.
지난 6월 25일 골드만삭스는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리며 “현재 시장은 테슬라의 장기적인 가치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신차 가격 인하 등 경쟁 격화와 어려워진 사업 환경은 수익에 계속해서 부담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테슬라의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테슬라가 판매 촉진을 위해 가격 인하 정책을 펼친 탓에 수익성이 악화됐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테슬라 2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242억달러, 영업이익 26억달러다.
임은영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2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밑돌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2분기 실적 발표 후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후발 주자 추격을 뿌리쳐야 하는 과제도 있다. 특히 비야디(BYD)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가파른 성장으로 최근 중국 내 테슬라의 위상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테슬라가 중국에서 적극적인 가격 인하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경쟁이 심화되면 판매량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결국 테슬라 주가 향방은 제품 경쟁력이 가를 것으로 관측된다. 경쟁이 심화된 시장에서 압도적인 기술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미국을 비롯해 독일, 한국, 일본 등에서 후발 주자들이 전기차 모델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향후 테슬라를 바라보는 투자자의 관점은 후발 주자의 추격을 얼마나 잘 대처하고, 압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자율주행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상업화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판단한다. 이 부분이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의 분석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16호 (2023.07.05~2023.07.1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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