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여성의 ‘호르몬 대체 요법’… 치매 위험 높인다?

이슬비 기자 2023. 7. 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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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 호르몬 대체요법(HRT)을 받은 사람은 받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더 높았다는 환자-대조군 연구(nested case-control study)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확실한 메커니즘은 알 수 없지만 이번 연구는 HRT와 치매 사이 상관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생물학적 가능성을 보여준다"면서도 "HRT와 치매가 직접 연관이 있다고는 아직 보기 어려운데, HRT를 사용해야 할 정도로 폐경 증상이 심한 여성이 치매 위험이 높은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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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 호르몬 대체요법(HRT)을 받은 사람은 받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더 높았다는 환자-대조군 연구(nested case-control study)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갱년기 호르몬 대체요법(HRT)을 받은 사람은 받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더 높았다는 환자-대조군 연구(nested case-control study) 결과가 나왔다.

폐경 이후엔 여성 호르몬 분비가 중단되면서 안면홍조, 발한, 기분 변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많은 갱년기 여성이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보충제를 대체 투여하는 HRT를 받곤 한다.

덴마크 릭스 왕립 대학병원 치매연구센터 넬산 포우르하디(Nelsan Pourhadi) 박사 연구팀은 HRT가 치매 발병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치매 여성 5589명과 치매에 걸리지 않은 여성 5만 5890(대조군)명의 의료기록을 분석했다. 모든 연구 대상자가 50~60세였던 2000년부터, 2018년까지 의료기록을 확인했다. 연구 대상자가 HRT를 시작한 평균 나이는 53세였고, 호르몬 투여 기간은 치매 그룹이 평균 3.8년, 대조군이 평균 3.6년으로 비슷했다. 치매 환자의 치매 진단 연령은 평균 70세였고, 혈관성 치매, 알츠하이머 치매 등 여러 유형의 치매를 모두 합쳐서 치매 그룹으로 묶어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HRT를 받은 여성은 받지 않은 여성보다 치매에 걸릴 위험이 24%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치료 기간이 길수록 발병 위험이 더 증가했는데, 호르몬 투여 기간이 1년 미만이면 치매 위험이 21%, 8~12년이면 39%, 12년 이상이면 무려 74%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여 형태는 큰 상관이 없었다.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텐 복합 호르몬을 매일 투여한 여성이나 매달 10~14일 정도 주기적으로 투여한 여성이나 치매 발병 위험이 투여하지 않은 여성보다 높았다.

다만, ▲55세 이전에 짧은 기간 HRT를 받았거나 ▲프로게스틴-에스트로겐 합성 약제가 아닌 프로게스틴만 경구 투여했거나 ▲에스트로겐을 질 좌약으로 투여했을 땐 치매 위험과 연관이 없었다.

연구팀은 "확실한 메커니즘은 알 수 없지만 이번 연구는 HRT와 치매 사이 상관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생물학적 가능성을 보여준다"면서도 "HRT와 치매가 직접 연관이 있다고는 아직 보기 어려운데, HRT를 사용해야 할 정도로 폐경 증상이 심한 여성이 치매 위험이 높은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HRT와 치매 사이 인과성이 없는 것으로 나올 가능성은 적지만, 명확히 규명하려면 무작위로 실험군과 대조군을 나눈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갱년기 증상이 심한 폐경 여성은 HRT를 받기 전 의사와 득과 실을 반드시 상의해야 한다. 북미 폐경 학회(NAMS)는 60세 이전이나 폐경 시작 10년 이내 안면홍조를 겪을 만큼 갱년기 증상이 심한 여성은 HRT를 받는 게 실보다 득이 크다고 2022년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의학저널(BMJ) 최신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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