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축구 선수 유니폼과 정장이 만난다면?
오는 20일 막을 올리는 2023 호주/뉴질랜드 FIFA 여자 월드컵을 앞두고 마틴 로즈가 나이키와의 협업 컬렉션을 공개했습니다. 마틴 로즈는 지난 2021년 잉글랜드 여자 축구팀에서 영감을 얻은 '로스트 라이오네스’ 컬렉션을 비롯해 그간 나이키와 수차례 협업을 진행해 왔는데요. 그중에서도 이번 컬렉션은 두 브랜드가 처음으로 함께 테일러링 제품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죠.
마틴 로즈는 이번 협업을 두고 “단순히 테일러링이 전부가 아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컬렉션은 여성의 강인함, 유연함, 아름다움에 관한 것이다”라며,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 또한 스스로 강인함을 느끼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전통적인 남성복의 경계를 끊임없이 허무는 마틴 로즈답게 젠더리스한 실루엣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데요.
스포티한 무드가 가미된 스트라이프 셔츠부터 나이키 스우시가 새겨진 재킷까지, 컬렉션은 역동적인 스포티룩과 섬세한 테일러링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아이템들로 구성됐습니다. 특히 어깨 부분에 슬리브가 덧대진 트렌치 코트는 선수들이 무심히 목에 두른 축구 머플러를 연상케 하죠. 이외에도 마틴 로즈만의 감각을 입고 재탄생한 나이키의 에코 쉴드 선글라스와 탄탄한 니 삭스 등 축구 용품의 신선한 변신이 줄을 이었습니다.
지난 2024 SS 런던 패션 위크에서 베일을 벗으며 화제가 된 골키퍼 유니폼 모티프의 ‘ 샥스 뮬 MR4 3’ 또한 빼놓을 수 없죠. 유니크한 스퀘어토와 나이키 샥스의 상징적인 힐 디테일, 현란한 네온 컬러가 한데 어우러진 모습이네요.
마틴 로즈는 단순히 오늘날 주목받는 트렌드라는 이유만으로 블록코어를 맹목적으로 재생산하지 않았습니다. 그보다도 기존에는 마치 남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슈트의 날렵한 테일러링을 여성 축구복에 절묘하게 접목했기에, 그의 이번 협업 컬렉션이 더욱 뜻깊은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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