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판 “물갈이론 힘빠진다” 압박에 홍준표 “20년간 통계, 78%도 있다”

이해준 2023. 7. 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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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신청사 이전과 내년 총선 국민의힘 공천 등을 놓고 다소 불편한 관계를 이어온 홍준표 대구시장과 김용판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이 물갈이론을 두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4일 오후 대구 북구 대구시청 산격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대구·경북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대구시 산격청사에서 열린 국민의힘-대구시·경북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김 시당위원장은 "홍 시장님보다는 정치적으로 봐도 (대구와 경북의 국회의원들이) 햇병아리에 불과할지 모르나, 나름대로 국회의원이 된 입장에서 소신과 철학으로 해나간다”며 “부족한 면이 있으면 불러서 조언하고 지시도 하고 해달라. 싹 다 바꾸라고 하면 열심히 하는 국회의원들 힘 빠진다”고 말했다.

그는 “통합신공항도 각자 역할 분담해서 열심히 했다. 통과시키기 위해 얼굴도 붉혔다”며 “시장님 제발 국회의원 싹 바꾸란 말을 하지 말아달라. 모자라면 불러서 해달라고 해야 힘이 난다”고 거듭 강조했다.

4일 오후 대구 북구 대구시청 산격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대구·경북 예산정책협의회'에 앞서 홍준표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를 비롯한 시·도 관계자, 의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 시장이 그간의 언론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 여당의 공천을 두고 "대구와 경북의 국회의원들은 모두 교체해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에 대해 일종의 섭섭함을 드러낸 발언이다.

이 발언에 대해 홍 시장은 특유의 농담으로 맞받아쳤다.

홍 시장은 "(내년 공천을 못 받을까 봐 김 시당위원장이) 걱정스러워서 말씀하시는데, 지난 1년간 시당위원장 하시면서 대구를 참 많이 도왔다"며 "신청사 문제만 빼고"라고 했다.

앞서 홍 시장과 김 시당위원장은 대구시 신청사 건립을 놓고 이견을 보여왔다. 전임 권영진 시장 때 확정된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 터 신청사 건립이 민선8기 들어 대구시의회의 예산 삭감과 대구시 재정 문제 등이 얽혀 사업이 잠정 중단되면서 양측이 충돌하기도 했다.

홍 시장은 "(그동안 김 시당위원장의 역할에 대해) 참으로 고맙게 생각한다"며 "그래서 내년 총선에서도 우리 시당위원장님이 재선할 수 있도록 저희들이 최선을 다하겠다. 서운해하지 마시고 걱정하지 마시라"며 재치있는 발언으로 받아 넘겼다.

홍 시장은 모두발언을 마친 후 물갈이론에 대한 기자들의 이어진 질문에 “20년간 통계수치를 봐라. 78%까지 간 적도 있다. 일반적 수치를 이야기한 거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당 차원의 예산 지원을 대구시와 경북도에 약속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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