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독과점 구조, 정부 보조금 나눠먹기 낱낱이 걷어내야”
윤석열 대통령은 4일 “특정 산업의 독과점 구조, 정부 보조금 나눠 먹기 등 이권 카르텔의 부당 이득을 낱낱이 걷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18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겸해 열린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회의 모두발언에서 경제활력 제고 방안 중 하나로 ‘이권 카르텔 타파’를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이권 카르텔은 외견상 그럴듯하게 보일지는 몰라도 손쉽고 편리하게 그리고 지속해서 국민을 약탈하는 것으로서, 모든 공직자는 이와 맞서기를 두려워하거나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그러면 국민은 어디에 의지하겠느냐”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별도 보도자료를 내고 타파해야 할 이권 카르텔 대상으로 “금융·통신 산업의 과점 체계, 과학기술 혁신을 가로막는 정부 R&D(연구·개발) 나눠 먹기”를 언급했다.
이날 회의는 18개 부처 장·차관 등이 정부 출범 후 1년여간 경제정책의 성과를 점검하고 올해 하반기 이후 경제정책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먼저 윤 대통령은 전임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를 겨냥해 “포퓰리즘으로 파탄 난 재정과 무너진 시장경제를 바로 세우기 위해 숨 가쁘게 한 해를 달려왔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어려울 때일수록 민간 주도 시장 중심의 원칙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판단 하에 건전재정으로의 전환, 법인세 인하,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추진해 왔다”며 그 결과 “건전 재정과 시장 중심 경제의 기틀이 잡혀가고, 경제지표도 개선 흐름을 보이면서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론 2%대로 내려온 물가와 호조세인 고용 지표, 흑자로 전환한 무역수지 등을 예로 들었다. 윤 대통령은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도 있지만, 지금까지 응축해 온 혁신 역량을 발휘해서 국민께서 성과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는 위기를 극복하며 한 단계 더 성장해 온 한국 경제의 저력을 보여줄 중요한 변곡점”이라고 했다.
특히 수출 확대를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모든 역량을 쏟아달라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세일즈 외교를 통한 수출, 수주, 투자 유치 성과를 뒷받침하는 부처별 후속 조치를 늘 챙기고 점검해 주시기 바란다”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제도와 규제를 선제적으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시정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 마무리 발언에서도 “기업인의 투자 결정을 저해하는 결정적인 규제, 즉 킬러 규제를 팍팍 걷어내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규제가 전혀 없을 수는 없고, 기업도 불편해도 꼭 필요한 투자를 할 수 있지만, 투자를 아예 못하게 만드는 아주 결정적인 ‘킬러 레귤레이션(규제)’은 없애야 한다”며 “단 몇 개라도 킬러 규제를 찾아서 시행령이나 법률 개정을 통해 신속히 제거하여 미래를 대비하고 성장동력이 되는 민간 투자를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재정준칙 도입을 위한 ‘국가재정법’을 예로 들면서 “경제체질 개선과 민생 안정을 위한 법안 다수가 국회에서 발목 잡혀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어 많은 국민이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각 부처 장관은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이런 필수적인 경제·민생 법안들이 신속히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대통령실은 보도자료에서 국가재정법 이외 실거주 의무 완화를 위한 주택법, 비대면 진료 근거 마련을 위한 의료법 등도 처리가 시급한 법안으로 꼽았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민주노총의 총파업에 대해 “국민 경제를 인질로 삼고 정치 파업과 불법 시위를 벌이는 사람들의 협박에 절대 굴복하지 않고 단호히 대응하겠다”며 “불법 시위와 파업으로 무엇인가 얻을 수 있다는 기대를 깨끗이 접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모들에게는 “모든 분야가 정상화되고 정의로운 시스템이 정착되도록 노력하는 게 정부 역할”이라며 “공직자도 기득권 저항에 적극 싸워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윤석열 정권 퇴진’을 구호로 지난 3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 민주노총은 오는 15일까지 대규모 도심 집회와 촛불집회 등을 열 예정이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차 안 팔아 묵을랍니까?" 현대차 전 노조위원장의 변신 | 중앙일보
- "진짜 74세 맞아?"…탱크톱 완벽 소화했다는 베라왕 근황 | 중앙일보
- "세계서 가장 위험한 여자, 오빠 밀어낼수도" 김여정 강력 병기 | 중앙일보
- "수박 주스 쏟은 줄" 미 설산 뒤덮은 '핑크빛 눈'의 공포 | 중앙일보
- "젖은 우비 입고 앉으면 어쩌라는 거냐"…흠뻑쇼 관객 민폐 논란 | 중앙일보
- 안민석 "4년전 침묵" 지적에…첫 출근 장미란 이런 답 전했다 | 중앙일보
- 정자 0.55㎖당 660만원…세계에서 가장 비싼 이 소, 왜 | 중앙일보
- 伊차관, 공개석상서 "많은 여성과 잠자리" 발언…사임 압박 후폭풍 | 중앙일보
- 잠실 석촌호수서 여성 시신 발견…"롯데월드 직원이 신고" | 중앙일보
- 일본 호텔서 머리 없는 남성 시신 발견…CCTV 마지막 모습 보니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