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비리 속 신재생 혁신 TF 첫발…소형 태양광 우대 제도 종료키로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비리·부실 문제가 잇따라 드러나는 가운데 정부가 강도 높은 혁신을 위한 민·관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우선 소규모 태양광 사업자를 우대해주는 '소형 태양광 고정가격계약제도'(한국형 FIT)부터 종료하기로 했다.
에너지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민간 전문가 등 10여명이 참여하는 '신재생에너지 정책혁신 TF'를 구성해 첫 번째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공동위원장은 강경성 산업부 2차관과 손양훈 인천대 교수가 맡는다. 최근 드러난 신재생에너지 관련 비리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전반적인 신재생 정책에 대한 혁신에 착수한다는 목표다. 지금까지 이어진 정책·제도·행태 등을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들여다보는 차원이다.
앞서 3일 국무조정실이 발표한 전력산업기반기금 2차 사업 점검 결과에선 문재인 정부 당시 태양광을 비롯한 5824억원(5359건)의 위법·부정 집행 사례가 확인됐다. 가짜 세금계산서로 불법 대출을 받거나, 버섯재배사로 위장해 지원금을 타내는 경우 등이 적발됐다. 지난달 감사원도 신재생에너지 사업 감사 결과 비리·특혜 사례를 확인하고 38명을 수사 의뢰했다.
이에 따라 TF에선 향후 3가지 분야를 중점적으로 다루기로 했다. 공직 윤리 제고와 투명한 행정처리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에너지 유관기관 종사자의 태양광 사업 금지 방안 등을 논의하는 식이다. 또한 수천억원 규모인 신재생에너지 예산 지원 사업의 점검·관리 방안 마련, 신재생에너지 정책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혁신 방안 추진도 각각 진행한다.
월 1회 회의를 갖는 TF는 일단 연말까지 운영될 계획이다. 여기서 이뤄진 논의를 바탕으로 산업부가 신재생에너지 정책 혁신방안을 발표한다. 중요하거나 시급한 사안은 논의 후 즉각 개편안을 내놓고, 중장기적인 방향성을 담은 대책은 TF 종료 이후에 발표할 전망이다. 손양훈 교수는 "TF가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 방향에 조언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첫 회의에선 소형 태양광 고정가격계약제도의 개편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이는 100㎾ 이하의 소형 태양광 사업자들에게 비교적 높은 고정 단가로 20년간 전력을 사주는 우대 제도다. 문 정부 당시인 2018년 7월 12일 도입된 이후 소규모 태양광 시설이 빠르게 늘었지만 계통·수급 불안정, 사업자의 설비 임의분할 같은 문제가 불거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도입 당시 '5년 한시운영' 방침을 고려해 조만간 제도를 종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제도 일몰을 위한 의견수렴 절차는 이번 주 중에 행정예고 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국형 FIT를 종료한다는 방향으로 고시를 개정하려고 한다. 원래라면 5년째 되는 11일까지만 적용되는 게 맞지만, 태양광 사업자 등의 의견을 검토한 뒤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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