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뢰 2만 번, 시간당 70㎜ 물폭탄 폭우…이번 장마 왜 이럴까

천권필 2023. 7. 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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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4일 서울 시내 한거리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길을 지나고 있다. 뉴스1

4일 밤부터 5일 새벽 사이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간당 최대 70㎜에 이르는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밤늦은 시간에 운전이나 외출을 자제하는 등 폭우에 대비하라고 당부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후 10시 현재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청, 경북 내륙에 시간당 20~30㎜ 안팎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다. 서울 도봉구는 시간당 29㎜, 충북 보은(속리산)은 31㎜에 이르는 폭우가 쏟아졌다. 이날 오후 9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서울(강북)이 74㎜, 인천 연수가 76㎜를 기록했다. 5일 정오까지 수도권은 50~100㎜의 비가 더 내리겠고, 전북은 12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수도권 등 중부지방과 전북, 경남·전남 일부 지역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졌고, 대전과 충북·경북 일부 지역에는 호우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기상청은 “수도권을 포함한 중부 지방과 경북 북부 내륙은 4일 밤부터 5일 새벽까지, 전라도는 5일 새벽, 경남 서부 남해안과 제주도는 5일 새벽부터 아침까지 시간당 30~60㎜의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고 밝혔다.

전국 곳곳 장맛비가 내린 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을 찾은 고등학생들이 맨발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5일 새벽 일부 지역에서는 시간당 70㎜ 이상에 이르는 물폭탄 수준의 폭우가 쏟아지는 곳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취약 시간대인 밤사이에 비가 집중되는 데다가 돌풍이 불고 천둥·번개까지 칠 것으로 보여 비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미 많은 양의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진 상태여서 산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산림청은 이날 오후에 전국 산사태 위기 경보 단계를 ‘주의’로 높였다.

박지훈 기상청 총괄예보관은 “서울의 경우 자정 이후에 저기압에 동반된 건조한 공기가 들어오면서 비구름을 더욱 강화시켜 시간당 30~60㎜, 곳에 따라 7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예상된다”며 “시간당 30㎜만 내려도 운전하면 앞이 안 보일 정도가 되기 때문에 밤늦은 시간에는 운전이나 외출을 자제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시작부터 강한 장맛비 왜?


김주원 기자
이번 장마는 초기부터 시간당 최대 70㎜가 넘는 폭포비 수준의 집중호우를 전국 곳곳에 퍼붓고 있다. 이날부터 다시 시작된 장맛비 역시 천둥·번개와 함께 국지적으로 강한 비를 뿌리는 게릴라 장마 패턴을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 초기(6월 26~7월 3일) 전국 62개 지점에서 1시간 최다 강수량 30㎜ 이상이 관측된 평균 일수는 0.6일로 벌써 장마철 전체 평균(0.7일)에 육박했다. 기상청은 1시간 강수량이 30㎜를 넘으면 집중호우 수준의 강한 비로 분류한다. 남부 지방의 경우 0.8일로 장마철 전체(0.7일)보다 많은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그만큼 이번 장맛비는 초기부터 강한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는 뜻이다.


불안정한 대기에 낙뢰 2만 번 쳤다


장마 전선의 영향으로 전북 대부분 지역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지난달 28일 새벽 전북 완주군 한 아파트에서 바라본 하늘에 번개가 치고 있다. 뉴스1
여기에 최근에 대기가 매우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고 있어 비와 함께 낙뢰도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한반도 내륙과 섬에서 발생 낙뢰 횟수는 총 2만1596회로 최근 10년(2013~2022년) 평균 6월 낙뢰 횟수(1만997회)의 2배에 가까웠다.

기상 전문가들은 올해 장마전선(정체전선) 주변에서 발달하는 강력한 저기압의 활동을 위험 요소로 꼽았다. 이 저기압이 장마전선과 맞물리면서 대기 불안정과 함께 강한 비구름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 이번 주말을 앞두고도 다시 한번 강한 장맛비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중국 남부에서 유입된 뜨거운 수증기가 에너지를 공급하면서 저기압 소용돌이를 발달시켜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를 유발하고 있다”며 “이런 패턴이 또 반복될 수 있는 만큼 남은 장마 기간에도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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