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템 사려고… 호의 베푼 구치소 동기 살해범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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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현관 비밀번호까지 알려주는 등 호의를 베푼 구치소 동기를 살해한 뒤 불을 질러 시신까지 훼손한 30대 남성에게 무기징역이 확정 선고됐다.
2심 재판부는 "안씨는 출소 후 불과 46일째 되는 날에 자신에게 돈이 필요한 상황이 생기자마자 자신을 믿어주고 호의를 베풀었던 피해자를 속였고, 아이템 결제 목적으로 살해 계획을 세워 주저 없이 실행했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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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 뒤에도 게임 아이템 결제·단기대출
집 현관 비밀번호까지 알려주는 등 호의를 베푼 구치소 동기를 살해한 뒤 불을 질러 시신까지 훼손한 30대 남성에게 무기징역이 확정 선고됐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강도살인, 방화, 사체손괴 및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6개 혐의로 기소된 안모(31)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악연은 2020년 4월 시작됐다. 사기 전과 2범인 안씨는 당시 구치소 복역 중이었다. 그는 같은 방을 쓰던 피해자 A씨가 사기 전과자라는 편견 없이 자신을 대하자 호감을 갖고 친분을 쌓았다고 한다. 안씨가 이듬해 10월 출소 후 가장 먼저 연락한 사람도 A씨였다.
안씨는 이후 취업도 했지만 “신입 중 감옥 다녀온 사람이 있다”는 소문이 사내에 돌자 출근하지 않고 매일 A씨 집을 찾아가 함께 시간을 보냈다. A씨는 세 살 어린 안씨에게 집 비밀번호도 공유해줬다.
하지만 벌이가 사라지면서 생활비 압박을 받게 된 안씨는 딴마음을 품게 됐다. 그는 A씨가 200만원가량을 계좌에 넣어둔 것을 알고 그 돈을 노렸다. A씨가 잠든 틈에 휴대전화 잠금 패턴을 해제한 뒤 은행 애플리케이션을 작동시켜 잔액 193만원을 자기 여자친구 계좌로 송금했다. A씨에게는 “형이 해킹을 당한 것 같다”고 둘러댔다. 돈이 사라진 것을 안 A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당초 범행이 발각될까봐 돈을 돌려주려 했던 안씨는 A씨 휴대전화로 게임 아이템을 더 결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살해하기로 마음을 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복역 당시 사동 도우미로 일하며 몰래 빼돌렸던 각종 수면제와 향정신성의약품을 범행에 썼다. 절구에 빻아 양주에 넣은 뒤 A씨 집을 찾아가 권했다. 3잔을 마시지 못하고 곯아떨어진 A씨 얼굴을 이불로 덮어 살해했다.
범행 직후 A씨 휴대전화로 아이템 115만원 어치를 결제했고, A씨 명의로 154만원 단기대출까지 받았다. 범행 흔적을 없애려 집에는 불까지 질렀다. 안씨는 25점 이상이면 사이코패스로 판정되는 진단검사에서 25점을 받았다.
1·2심은 안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안씨는 출소 후 불과 46일째 되는 날에 자신에게 돈이 필요한 상황이 생기자마자 자신을 믿어주고 호의를 베풀었던 피해자를 속였고, 아이템 결제 목적으로 살해 계획을 세워 주저 없이 실행했다”고 질타했다. 대법원도 A씨 상고를 기각하고 형을 확정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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