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도 접근제한 검토"

정현진 2023. 7. 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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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대중 반도체 통제 조치 '빈틈' 메우기 위함"
'美 경제 사령탑' 옐런 장관, 6~9일 중국 방문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의 빈틈이라는 지적이 나왔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중국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조치가 시행되면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중국 고객사에 최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를 활용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워진다. 조치가 도입돼도 중국이라는 특정 국가가 명시되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서비스를 제공하기 전 미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해 사실상 중국의 접근이 막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번 조치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반도체 통제 조치의 일환으로 도입된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를 내놓으면서 반도체 제조 장비 등이 중국으로 수출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를 도입했다. 또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가 최첨단 AI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는 A100, H100 등 최첨단 반도체 대신 사양이 낮은 A800, H800을 중국에 납품하고 있다.

그동안 국가안보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AI 업체들이 미국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해 현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를 우회하고 있다고 경고해왔다. 중국 업체가 직접 엔비디아 A100을 구하지 않아도 이를 활용해 마련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쓰면 고객사가 강력한 컴퓨팅 능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과정에서 발생한 빈틈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의미다.

미 조지타운대 정책연구기관 보안 및 신흥기술센터(CSET)의 에밀리 와인슈타인 연구원은 "어떤 중국 회사이건 간에 엔비디아 A100 접근을 원한다면 어떤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업체를 통해서든 다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활용되는 특정 반도체를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대신 바이든 행정부가 미 클라우드 업체에 중국 또는 우려되는 국가를 대상으로 군사, 보안, 정보 서비스와 관련한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제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미 상무부가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를 확대하면서 그 일환으로 이러한 내용을 넣어 수주 내로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앞서 WSJ는 지난달 말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 AI 반도체 수출 규제 대상을 확대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저사양 AI 반도체인 A800 등을 정부 허가 없이 중국에 수출할 수 없게끔 한다는 내용이었다.

미국의 수출 통제 조치가 강화되자 중국도 반격에 나선 상태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의 방중(6~9일)을 앞두고 중국은 전날 반도체용 희귀 금속인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을 다음 달 1일부터 통제, 중국 정부의 허가 없이 수출하지 못하게 조치한다고 발표했다. 갈륨과 게르마늄은 집적회로, 발광다이오드(LED), 광섬유 등에 필수적인 금속으로 중국이 사실상 독점 생산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5월 말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을 상대로 제품 사용 금지라는 제재를 내놓기도 했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를 향한 수출 통제 조치를 쏟아내며 갈등이 한층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경제 사령탑'이라 할 수 있는 옐런 장관의 방중이 어떤 결실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국이 옐런 장관의 방중 사흘 전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 조치를 내놓은 것을 두고 협상을 위한 카드 확보 의미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의 요구에 대중 반도체 통제 조치에 합류하게 된 네덜란드는 지난달 말 일부 반도체 생산 설비를 선적할 때 정부의 수출 허가를 받도록 의무화하는 조치를 9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일본도 오는 23일부터 노광장치, 세정·검사에 사용하는 장치 등 첨단 반도체 관련 23개 물품 수출에 대해 정부 허가를 의무화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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