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에너지 자립은 자발적 가난이 선제돼야 한다
[화성시민신문 강석찬]
우리가 지켜야 할 지구는 정말 아름답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인류는 나 혼자만으로 즉 내 힘 100%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고 도움을 줘야 하는 지구촌 공동체이어야 한다.
이런 긍정적인 명제와는 달리 속 내용은 평화 시에는 숨겨져 잘 나타나지 않다가도 위기나 전쟁 시에는 자기들만의 이익과 이해충돌이 벌어지는 살벌한 전쟁터이다. 이런 전쟁터에서 상호 대등이니 평등을 얘기하려면 최소한의 자립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최소한의 자립이나 자주권이 확보되지 못한 결과에 대한 역사적 교훈이 19세기~20세기 제국주의 국가들 아래서 식민지 경험이고 강대국의 이해관계에 휘둘리는 신자유주의 경쟁하에서의 무역구조이며, 가깝게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에서 보여지는 강대국들을 위한 힘의 논리이다. 그러나 이런 힘의 논리를 넘어서는 더 큰 위협이 있다. 바로 기후위기 인류절멸이라는 인류 공통의 환경재앙과의 대면이 바로 그것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풍요로움을 더 많이 향유하면 할수록 이 큰 위협은 우리 앞에 더 크게 더 빠르게 다가올 것이고 우리가 이 위협에 대처할 시간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런 시간이 우리에겐 20~30년밖에 남지 않았음을 경고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등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온실가스양을 줄이고 환경재앙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이 아름다운 지구 환경과의 공존이 필요하고 하루라도 빨리 즉각 행동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한정된 자원을 소비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삶을 영위케 하는 에너지자립은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선다'라는 사전적 정의를 넘어서 평등과 호혜의 원칙에 입각한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신재생에너지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2019년부터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펼치기로 정하고 전 세계적 발걸음에 동참을 선언하였다. 신재생에너지란 액화석탄, 수소에너지 등 신에너지와 동식물의 유기물, 햇빛, 바람, 물, 지열 등을 이용한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통합해 지칭하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8개 분야의 재생에너지(태양열, 태양광발전, 바이오매스, 풍력, 소수력(산간벽지의 작은 하천이나 폭포수의 낙차를 이용한 발전), 지열, 해양에너지, 폐기물에너지)와 3개 분야의 신에너지(연료전지, 석탄액화가스화, 수소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지속 가능한 재생에너지라고 할 때 신에너지는 그 범주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신에너지의 범주에 들어가는 연료는 지속 가능한 재생에너지가 아니라 지구가 가진 유한한 화석연료에 의존하여 생산되는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아직은 상업적으로 사용될 만큼의 기술 축적이 이뤄지지 않은 분야이기도 하다.
거기에 비해 햇빛이나 바람, 물 등에 의존하는 지속 가능한 재생에너지로 이루어지는 발전은 그 기술이 급격히 개선되어 생산 단가가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줄어들었고 상업적 이용이 가능한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
독일 정부를 예로 들면 2023년 모든 원자로의 가동을 멈추고 재생에너지에 의존한다는 재생에너지 시대를 선포하였다. 이는 1970년대부터 시작된 독일의 탈원전 여정의 결실이기도 하지만, 독일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통해 2045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기후위기에 대처하려는 목표를 세웠기 때문이다. 독일은 핵 폐기를 기본으로 하는 100% 재생에너지에 의한 전기생산을 계획하였다.
독일이 핵발전소를 포기한 이유는 첫째, 원자력은 기후위기에 취약한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원전은 핵연료를 냉각하기 위해 많은 물을 사용하여야 하는데, 기후위기로 인해 기온이 상승하면 냉각수가 부족해져 원전이 가동 중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원자력은 안전하지 않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에서 경험한 바와 같이 어쩌다 한 번의 원전 사고는 방사능 누출을 일으켜 막대한 인명 피해와 환경오염을 초래할 수 있다. 셋째, 원자력은 비용이 많이 든다.
원전 건설은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며, 원전 운영에도 지속적인 유지보수 비용이 발생한다. 전기 발생 단가만 가지고 얘기될 수 없는 사용 후 핵폐기물은 처리 기술도 확보되지 않았고 무한정 후손에게 물려 주어야만 할 선조들의 욕심 덩어리에 불과하단 것이다.
재생에너지의 과제
우리나라는 제조업 그중에서도 철강과 해운, 반도체 등 전기나 열을 이용한 연료를 많이 소비하는 산업구조로 되어있다. 특히 석탄과 석유등 대다수의 연료는 모두 수입에 의존하는 매우 열약한 구조로 되어있다.
또한 국내 소비보다는 수출을 통해 수익을 발생시키는 통상 의존 국가이다. 기후위기시대, 유럽에서는 택소노미 등 RE100 정책을 통해 통상무역제품에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생산된 제품에는 과한 통관세를 부쳐 유통을 제한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세계적 RE100 선언은 한 국가 단위에서 개별기업으로까지 확산되어 세계 유수의 기업들인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글로벌 기술기업에서부터 이케아 같은 유통기업까지 특히 우리나라의 삼성이나 현대 등 대기업들도 동참을 선언하고 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재생에너지양은 삼성이라는 한 기업이 소비해야 하는 전기량에도 못 미치는 매우 미약한 양(전체 소비량의 5%에 불과)이다. 수출에서의 장벽을 넘어서려면 외국에서 모자라는 재생에너지양을 사 와야 하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이제 재생에너지 생산은 세계적 추세이며 기후위기시대를 살아야 하는 우리 모두의 의무임이 분명하다. 그런 면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소 건설은 뒤로 미룰 수 없는 제1과제라 할 것이다.
그러면 재생에너지를 양적으로 확대하는 것으로 우리 할 일이 마무리 될 것인지는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 에너지 주권의 문제이다.
에너지 발전과 유통 소비를 통해 이뤄지는 막대한 이윤이 어디로 가는가는 현대 사회를 사는 우리 모두의 관심사이다. 대부분은 자본력이 필요하고 자본에 의해 운영돼 그 귀속도 자본으로 귀결됨이 우리 자본주의 사회의 기본이라 할 것이다. 자본주의의 약점인 부익부 빈익빈의 악순환과 빈부격차의 양극화는 우리가 넘어서야 하는 시대적 과제이다.
재생에너지 협동조합은 에너지 주권
이런 면에서 경제적약자인 일반시민들은 작은 힘이 모인 협동조합을 구성하였다. 또 기후위기시대를 살아가는 재생에너지분야에서도 다수 시민의 참여로 이뤄지는 발전협동조합을 건설해야 한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비춰주는 햇빛처럼 다수에게 무한한 재생에너지의 생산에서의 협력과 분배에서의 혜택이 고루 나눠주어야 할 것이다. 또한 에너지 주권과 함께 에너지 기본권도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라 생각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최소한의 인간 대접을 받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나 받는 내 쪽에서만 이뤄지는 대접이 아니라 우리가 베풀어야 할 상대방에게도 똑같은 대접이 이뤄져야 한다.
기후위기 시대에 가장 나쁜 영향을 받고 심각한 결과로 나타내지는 계층은 사회적 소외계층이며 이는 에너지 소외계층과 동의어가 될 것이다. 이 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배려는 우리 사회의 건강성을 유지해 줄 뿐만 아니라 사회적 비용도 절감하여 사람 사는 세상의 참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정말 고심해야 할 과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재생에너지발전소를 많이 건설하여 우리가 사는 생활을 더욱 더 편리하고 윤택하게 하면 되는가? 집마다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여 난방과 에어컨을 빵빵하게 돌리고 원할 때 찬물과 더운물을 맘대로 쓰며 1가정당 농식품 폐기량이 연간 71kg으로 가정당 연간 쌀소비량인 57kg을 크게 웃도는 이 현실을 두고 보아야만 할 것인가?
기후위기는 제일 먼저 식량위기로부터 오고 21세기의 전쟁은 식량문제에 기인할 수 있으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에서도 보이듯이 식량위기는 어느 한 나라, 한 지역만의 문제가 아님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지구의 생산 능력은 지구 인구를 먹여 살릴 정도의 양만을 생산한다고 볼 때 누군가가 풍족하게 살면 그 반대로 누군가는 궁핍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구 인구 전체가 우리 국민들처럼 과소비와 몰염치를 향유한다면 지금과 같은 지구가 3개 이상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충고도 있다.
이제 우리는 절약의 시대를 살아야만 한다. 사회적 정의로 얘기되는 도덕적 관점에서의 절약이 아니라 우리 인류가 지속 가능한 삶을 영위키 위해 꼭 해야만 하는 절박한 절약이기에 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에너지 절약과 함께 모든 절약은 모자라서가 아니라 지구가 숨 쉴 수 있게 하기 위해 해야 하는 것이고, 우리 후손에게 물려 줄 파란 나라를 위해 자발적 가난의 길로 들어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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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글쓴이는 가칭 화성시민재생에너지발전협동조합 발기인 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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