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남' 표심잡기 나선 이재명 "병사 휴가 보장법 추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4일 "군 장병 처우 개선을 위해 병사 휴가에 휴일을 포함하지 않도록 하는 '병사 휴가 보장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군 장병 휴가 불평등 문제 개선 관련 간담회'에서 "국가를 위해서 특별한 희생을 치르고 있는데 '왜 사병들은 휴일까지 휴가 기간에 넣어서 손해를 보게 하느냐' 이런 지적들이 있었다"며 추진 배경을 밝혔다.
이 대표는 "젊은 청춘 시절을 국가를 위해서 의무적으로 희생하는 청년들에게는 하루 이틀뿐만 아니라 단 한 시간도 정말로 소중한 시간"이라며 "저는 장애인이라 군대에 못 갔지만 (주변의) 많은 친구가 입대 문제 때문에 시험을 포기하고 원래 목표했던 진로와 다른 길을 가는 것이 참 미안하고 안타깝기도 했다"라고도 했다.
이어 "'병사 휴가 보장법' 이런 이름으로 제도 개선을 통해서 인생의 단 한 시간이라도, 또는 하루 이틀이라도 '손해 봤다,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제도개선 해보려고 이 간담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또 예비군 훈련에 참석하느라 수업에 빠졌다가 결석 처리된 한 대학생의 사례를 언급하며 "남들이 안 하는 예비군 훈련받는 것도 억울한데 결석까지 처리해서 이중의 불이익 주는 것은 정말 잘못된 것"이라며 "약자들, 우리 사회에서 특별한 부담을 지고 있는 분들에게 부담을 더 씌우는 원시적인 행태다. 이제는 일상 속 작은 문제가 빨리 개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육군 대장 출신 김병주 의원은 "(국민소득) 5만불 국가 수준의 첨단무기를 갖고 있으나 국군 장병 의식주, 처우 문제는 1만불 국가 수준에 머물러있다고 늘 생각한다"며 "점진이 아니라 획기적으로 향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전역장병들도 "똑같이 병역 의무를 이행하는 사회복무요원, 산업기능요원, 부사관, 장교 등과 달리 오직 현역병만이 주말을 쉬지 못한다", "단순히 쉬게 해달라는 게 아니라 단지 차별을 없애달라는 것" 등을 건의했다.
현재 군은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시행령'에 따라 하사 이상 군인의 휴가 기간 중 토요일과 공휴일은 휴가 일수에 산입하지 않도록 규정하지만, 병사들은 이를 포함해 계산해왔다. 예를 들어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7일간 휴가를 사용하면 간부는 주말을 제외한 5일 만 휴가 일수에서 차감하는 반면 병사는 주말을 포함한 7일을 차감한다.
이어진 비공개 간담회에선 군 초급 간부 숙소 문제와 예비군 수당 현실화 등 건의 사항이 나왔다.
전용기 의원은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방부에서도 (휴가 문제 관련) 연구용역을 돌린단 이야기가 있었고 (휴가 규정 개정을) 추진하려고 하는 상황인 것 같다"며 "법을 발의한 게 있으니 당에서도 전향적으로 (병사 휴가) 주말 산입 금지는 관철하려 한다"고 했다.
이 대표가 언급한 '병사 휴가 보장법'과 관련해선 "제안했으니 앞으로 (상황을) 봐야 할 것"이라며 "장병복지 관련해서는 여당도 당연히 (입법에)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여당 또한 연일 군 장병 관련 처우 개선을 약속하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대남'(20대 남성)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한 정치권의 행보가 연일 보인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20일 강원 철원군 제3보병사단(백골 부대)을 찾아 "예비군 훈련 관련해 (규정이) 학교별·교수별로 달라서 교수 재량이라고 하는데 말이 안 된다"며 "근거 법률이 애매모호한 조항이 있어서 국방부와 협의해 구체적으로 법령으로 명시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예비군 훈련 참여 학생에 대해 출결, 성적처리, 학습자료 제공 등에 있어 불리하게 처우할 수 없게 하고, 수업결손에 대한 보충 등 학습권을 보장하는 내용을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법제화하기로 했다고 국민의힘이 밝혔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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