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은 오타니 세상, NL은?…벌써 20홈런-40도루 해낸 아쿠나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AL)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는 일찌감치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면서 MLB 홈런 1위를 달리는 초현실적 경기력에 세계 야구팬이 열광하고 있다.
스포트라이트의 대부분이 오타니에게 쏟아지는 사이, 내셔널리그(NL)에서도 또 한 명의 '천재' 야구선수가 MVP 트로피를 향해 독주하고 있다.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26·애틀랜타 브레이브스)다. MLB 역사상 최초로 전반기에 20홈런-40도루를 달성하면서 전인미답의 30홈런-60도루까지 바라보고 있다.
아쿠나는 4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시즌 40도루 고지를 밟았다. 팀이 1-0으로 앞선 3회 1사 후 우전 안타로 출루한 뒤 후속 타자 아지 알비스 타석 초구에 곧바로 2루를 훔치는 데 성공했다. 아쿠나는 올 시즌 홈런 21개를 쳤다. MLB 역사에서 올스타 브레이크 전에 홈런 20개와 도루 40개를 해낸 선수는 아쿠나가 처음이다.
아쿠나는 4일까지 팀이 치른 84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335, 홈런 21개, 54타점, 77득점, 도루 40개, 출루율 0.413, 장타율 0.599, OPS(출루율+장타율) 1.012를 기록하고 있다. 이중 득점·도루·장타율·OPS가 리그 1위, 타율이 2위, 출루율이 4위다. 특히 도루는 리그 2위인 코빈 캐롤(24개·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보다 16개나 많고, OPS는 NL에서 유일하게 1.0을 넘겼다.
무엇보다 장타율이 6할에 육박하는 선수가 도루 40개를 넘기는 것 자체가 보기 드문 일이다. MLB닷컴은 "한 시즌 첫 84경기에서 도루 40개를 하고 두 자릿수 홈런을 친 선수는 아쿠나 이전까지 3명 나왔다. 리키 헨더슨(1985·1986·1990년), 에릭 데이비스(1986년), 케니 로프턴(1994년)이다. 그러나 이 중 20홈런을 넘긴 선수는 아쿠나 외에 아무도 없었다"고 전했다.
아쿠나는 2018년 NL 신인왕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입단 2년째인 2019년엔 최대 10년 1억3400만 달러에 거액의 장기 계약을 해 가치를 인정 받았다. 그는 22세였던 그해 2012년의 마이크 트라우트(당시 21세·LA 에인절스) 이후 최연소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하면서 구단의 믿음과 기대에 보답했다.
다만 2021년 5월 경기 도중 오른 무릎 전방 십자인대가 완전히 파열돼 시즌을 조기 마감해야 했다.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으로 MVP 레이스를 펼치던 시즌이라 아쉬움이 더 컸다. 워낙 큰 부상이라 그 후유증이 지난 시즌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아쿠나는 올 시즌 마침내 '100%의 재능'을 다시 발휘하기 시작했다. NL '4월의 선수'로 뽑히면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고, 4일 공개된 '6월의 선수'로도 다시 선정됐다. 특히 이날 오타니와 아쿠나는 각각 AL과 NL에서 '6월의 선수'와 '이주(6월 마지막주)의 선수'를 동시에 석권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미리 보는 2023 MVP 시상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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