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비전프로 생산 목표 100만→40만 대 이하”…이유는

최은경 2023. 7. 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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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지난달 5일 혼합현실(MR) 기기인 비전프로를 공개했다. AFP


애플이 지난달 선보인 혼합현실(MR·증강현실과 가상현실의 장점을 더한 것) 기기 ‘비전프로’가 높은 가격으로 흥행 면에서 부정적 평가를 받은 데 이어 제조 이슈에 봉착했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외신은 부품 업체 등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비전프로의 내년 목표 생산량을 100만 대에서 40만 대 이하로 줄였다”며 “유일한 조립 업체로 알려진 중국 럭스셰어는 40만 대 이하 제조를 준비하고 있으며 또 다른 중국에 기반을 둔 부품 업체는 애플이 13만~15만 대에 대한 부품 생산만 요청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애플과 럭스셰어는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답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외신은 애플이 생산 목표를 줄인 이유로 디스플레이 문제를 꼽았다. 비전프로는 두 개의 내부 마이크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바깥쪽을 향해 구부러진 렌즈로 구성되는데, 애플이 디스플레이 수율(정상품 비율)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시연에 쓰인 디스플레이는 소니와 TSMC가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 컨설팅 업체 D/D어드바이저 설립자인 제이 골드버그는 이를 두고 “정상적인 성장통”이라며 “비전프로는 어떤 것보다도 가장 복잡한 기기”라고 FT에 말했다. 이어 “애플은 비전프로의 많은 기술을 확장하는데 시간이 걸리며 첫 해 이것으로 돈을 벌지 못할 거라는 걸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애플 비전프로를 사용하는 모습. 눈, 손, 목소리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사진 애플


영국 투자펀드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시장분석가 수잔나 스트리터는 로이터통신에 “비전프로는 이미 높은 가격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또 다른 잠재적 난관을 만났다”며 “애플은 이전에도 어려움을 겪었지만 사용자 테스트를 거친 후 잘 극복했다”고 말했다.

또 외신은 애플이 삼성·LG디스플레이와 저가형을 포함한 2세대 헤드셋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형에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사용을 검토했지만 현재는 마이크로 OLED를 고집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공개된 비전프로는 애플이 2014년 애플워치 이후 9년 만에 내놓은 새로운 형태의 제품으로 내년 초 미국에 출시될 전망이다. 가격은 3499달러(약 456만원)로 메타의 최고가 MR 기기인 ‘퀘스트 프로’의 3배가 넘는다.

이 소식이 전해진 뒤 애플 주가는 뉴욕 증시에서 전 거래일보다 0.78% 하락한 192.46달러를 기록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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