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제성장률 1.4% 암울…추경호 “상저하고 기조 변함없다” [2023 하경방]

배군득 2023. 7. 4.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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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보다 0.2%p 낮춘 수치
수출 부진이 원인…하반기 회복 기대
내년 2%대 재진입 발판 마련에 주력
추경호 기획재정부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지난 3일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추 부총리는 하반기 경제전망에 대해 올해 초 제시한 '상저하고' 기조가 변함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획재정부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당초보다 0.2%p 낮춰 잡은 1.4%로 전망했다. 수출부진 등 대외여건 악화로 인해 상반기 성장률(0.9%)이 채 1%를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내년 경제성장률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당초 목표치 보다 성장률 수치를 낮게 잡았음에도 하반기 반등이 확실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러가지 대내외 악재가 산적한 상황에서 어떤 카드로 성장률 방어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엔데믹으로 소비 회복…수출도 부진터널 빠져나와

올해 경제성장률 1.4%는 지난 10년 사이 두번째로 낮은 수치다.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0.9%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다. 감염병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는 점에서 이를 제외하면 최악의 성적표인 셈이다.


추경호 기획재정부장관 겸 경제부총리는 4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에서 “올해 성장률은 상반기 부진으로 당초 예상을 하회할 것”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개선되고 내년에는 확실한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 부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6월부터 각종 경제 지표들이 우상향으로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심각했던 수출은 지난해 4분기에 전년동기보다 10.0%나 줄었다. 올해도 1분기 -12.7%, 4월 -14.4%, 5월 -15.2% 등 부진이 이어졌다. 6월 들어 수출 하락은 다시 한 자릿수를 회복했다.


소비 시장 역시 엔데믹 이후 효과를 보고 있다. 고용상황도 호전됐고, 누적된 저축, 소비심리 개선 등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는 모양세다. 실제로 취업자 수는 상반기 실적 호조 및 서비스업 일자리 수요 회복 지속 등으로 전년대비 32만명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공공요금 인상 등 불안 요인이 많은 물가의 경우 올해 3.3%를 예상하고 있다. 이는 올해 초 전망한 3.5%보다 0.2%p 낮아진 수치다. 올해 상반기에 4.0%까지 치솟았던 물가도 2%대로 진입하며 빠르게 안정세를 찾는 흐름이다.


추 부총리는 “여러가지 변수가 있어도 상저하고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며 “하반기에 확실한 성장 발판을 마련해 내년 경제성장률 회복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총선이 변수…더딘 구조개혁 등도 숙제

정부가 내년 경제성장률 회복에 자신감을 보이는 것과 달리, 대내외 여건은 수 많은 변수로 안갯속 국면이다. 내년은 현 정부의 3년차에 접어든다. 정책적 결실을 얻어야 하는 시기인 셈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올해 하반기에 승부를 던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당장 내년에 치러질 총선이 변수다. 최근 정치 상황에서 어느 한 곳의 압승을 장담하기 어려운 만큼 총선 여부가 향후 정책 기조에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경상수지는 엔데믹 이후 해외여행이 급증한 탓에 흑자가 예상만큼 나오지 않는 흐름이다. 수출 회복으로 상품수지가 개선된 부분보다 해외여행 확대 등으로 서비스 수지 악화가 더 치명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정부가 올해 경상수지를 당초보다 20억 달러 올린 230억 달러로 잡았는데, 하반기 해외여행 수요가 정부 전망치에 부합할지가 관건이다.


더딘 구조개혁도 숙제다. 정부는 하반기에도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에 고삐를 죄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3대 개혁은 곳곳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강성 노조의 업무 방해 등을 골자로 하는 노조 회계투명성 제고는 노조의 강한 반발로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다.


교육개혁은 킬러항목 제외 등 사교육에 칼을 뽑아들며 공교육 정상화에 초점을 맞췄다. 올해 수학능력시험에서 이런 정부 의지가 반영될 지 시선이 쏠린다. 연금개혁은 내년에 나올 ‘제2차 건강보험 종합계획’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오는 10월에는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이 발표된다.


이밖에 글로벌 경제의 통화 긴축, 근원물가 고공행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은 하반기 한국경제 불확실성으로 꼽힌다. 특히 금융시장은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고강도 긴축 영향에 따른 취약부문 잠재 리스크가 아직 존재한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 언론사 기고에서 “2023년 하반기에는 물가 안정에 최우선 정책 과제를 둬야 한다”며 “계절적 변수나 가축 방역 등의 요인으로 식료품 물가가 폭등하거나, 지정학적 리스크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 실장은 이어 “주력 산업 핵심 광물을 두고 세계 열강이 자원 전쟁을 벌이면서 원자재 가격도 불안하다.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맞물리면서 원자재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물가 불안을 초래할 리스크 요인을 주시하고, 원자재와 중간재 수급 체제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추 부총리는 “국내외 리스크 요인을 철저히 점검・관리하는 가운데 경기 반등 및 민생 안정에 총력 대응할 것”이라며 “이와 더불어 체질개선과 미래대비 노력 지속도 필요하다.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은 지난해 말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제시한 큰 클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면서 국민 체감 성과 창출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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