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세난 우려에 DTI ‘60%’ 적용…종부세 작년 수준 유지 [2023 하경방]

정부, ‘2023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
임대사업자 RTI ↓…의무보증 가입요건 개선
주택 구입･전세자금 23조원 추가 공급 확대
공공임대주택 10만7000호…노후도시 정비

울 서초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전세 매물 등 부동산 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4일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가운데 ‘주거 안정’ 방안 큰 축은 역전세·전세사기 등 임대차 시장 불확실성 관리강화와 주거비 부담 완화로 요약된다.

최근 조직적인 전세사기와 올 하반기 역전세난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되자 정부가 서민 주거안정 저해 요인 방지에 주력하고 주거비 부담 완화에 나섰다.

우선 세입자 보호조치를 전제로 이달 말부터 1년 한시적으로 보증금 차액에 대한 반환목적 대출에 한해 대출규제를 완화한다.

임대사업자의 경우 이자상환비율(RTI) 1.25~1.5배에서 1배로 하향 조정한다. 개인사업자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대신 총부채상환비율(DTI) 60%를 적용한다. 이는 특례보급자리론 반환대출 수준이다.

지원대상은 보증금 반환기일이 도래했거나 신규 전세 보증금이 기존 보증금보다 낮거나 후속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역전세 상황에 처한 개인·임대사업자다. 아파트, 연립·다세대, 주거용 오피스텔 등이 지원받을 수 있다.

대출금액은 보증금 차액 내 지급인 원칙이나 후속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경우 특약(후속세입자 전세보증금으로 대출금 우선상환) 전제로 대출 한도 내 전세보증금을 대출받을 수 있다.

정부는 임대사업자 의무보증 가입요건을 전세가율, 주택가격 산정방법 등을 전세보증과 유사하게 개선하되, 기존 등록 임대주택은 충분한 유예기간 부여를 추진한다.

지난달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이 공포·시행되고 국토교통부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는 특별법 시행에 따라 전세사기 피해자 인정 심의를 진행 중이다. 피해자 인정을 받으면 우선매수권, 경매자금 저리 대출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피해자의 신속한 일상회복을 위해 이달부터 기존 HF·SGI 보증 전세대출을 저금리 기금 대출로 대환할 수 있도록 5대 은행 시스템을 가동한다. 또 연체정보 등록을 유예하고 경공매 시점 최우선변제금을 받지 못하는 피해자에 대해 최우선변제금 한도(서울 기준 5500만원) 내 무이자대출을 지원한다.

임대차 중개시 매물·임대인 정보를 공인중개사가 의무적으로 확인·설명하도록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임대차 신고제, 계약갱신요구권, 전월세 상한제 등 임대차 3법 제도 합리화 방향을 검토할 계획이다.

정부는 분양권을 양도할 때 세부담도 낮추는 등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지난해 수준(60%)으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소상공인에게 임차료를 인하한 임대인에 대한 세제지원(인하액 최대 70%를 소득세 또는 법인세에 공제)을 내년까지 연장한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이 지난달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6차 비상 경제 차관회의에 참석해 2023년 하반기경제정책 추진 방향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년·신혼부부 등에 대한 주거지원 강화를 위해 올해 디딤돌·버팀목 대출 등 주택 구입·전세자금 23조원 추가 공급한다.

주택청약종합저축 소득공제 적용 연간 납입한도를 24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상향한다. 청년 우대형 상품에 대한 세제혜택도 지속 제공한다.

청년층 대상으로 전세금 반환 보증료를 30만원까지 전액 지원하며 미래소득(상환능력)을 고려한 체증식 분할상환 방식을 도입할 방침이다.

세제혜택 및 민관협력 등으로 공공임대주택을 연내 10만7000호 공급하고 하반기 중 공공임대

약 3만8000만호 입주자모집·입주 등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토지보상 완료된 3기 신도시는 3/4분기 중 착공한 뒤 택지지구 지정 및 신규 후보지 발표 등을 가속화한다. 화성진안, 과천갈현 등 기발표 택지지구 지정 및 지구계획 승인 등을 추진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신규 공공택지 15만호를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는 노후 주택·도시 재건축, 재개발 등을 통해 주택공급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및 ‘재건축 부담금 합리화를 위한 재초환법 개정안’을 조속히 입법 추진한다.

정비사업 시행·운영에 대해 신탁사 특례를 허용해 정비사업 소요기간을 기존 조합방식 대비 2~3년 이상 단축 유도할 예정이다. 이에 맞춰 지자체 정비사업 기부채납 기준을 명확히하고 규모에 맞는 인센티브를 부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합리화한다.

아울러 법령개정, 사전청약 확대 등을 통해 신속한 분양을 뒷받침하고 분양권 전매제한 완화에 이어 분양가상한제 주택 등에 적용되는 실거주 의무 폐지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청년·무주택자를 위해 3기 신도시 등 우수 입지에 연내공공 분양주택 7만6000호 인허가를 추진하고 사전청약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