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장부터 대극장까지…창작 뮤지컬 ‘10주년’이 갖는 의미
한국 뮤지컬 시장의 대표적인 특징은 라이선스 위주의 시장으로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창작 뮤지컬이 조금씩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지만 여전히 그 비율은 30% 안팎에 불과하다. 이런 와중에 10년여를 이어온 창작 뮤지컬들이 여전히 흥행하고 있는 건 괄목할만한 성과다.
고(故) 김광석이 부른 명곡들로 구성된 주크박스 뮤지컬 ‘그날들’부터 대학로 스테디셀러 뮤지컬로 자리 잡은 ‘여신님이 보고 계셔’ 그리고 ‘더 북: 성경이 된 사람들’ ‘트레이스 유’ 등 소극장, 대극장 작품을 막론하고 올해 10주년을 맞아 관객들을 만난다.
먼저 오는 12일부터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 ‘그날들’은 1992년 한중 수교와 그 20년 후의 청와대 경호실을 배경으로 의문의 실종 사건을 쫓으면서, 과거에 우리가 지켜주지 못했던 많은 ‘그들’을 떠올리게 하는 등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그린다. 2013년 초연 당시 언론과 관객의 극찬을 받았으며, 국내 모든 시상식의 창작 뮤지컬상을 휩쓸어 총 11개 수상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현재까지 총 누적관객 55만 명을 달성한 명실상부 스테디셀러 창작 뮤지컬로서 다시 한번 창작 뮤지컬의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여신님이 보고계셔’는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관객들을 만났다. 이 작품은 막대한 규모의 대극장 작품들과 쟁쟁한 경쟁작들 사이에서도 꾸준히 예매 랭킹 상위권을 유지하며 흥행을 일으켜 온 작품이다. 총성이 빗발치는 한국전쟁 한 가운데 남북한 병사들이 무인도 표류를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2012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예그린앙코르 최우수선정작에 당선됐고 이후 2013년 1월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 초연 시 객석점유율 95%를 기록했다. 이후 2013년 제19회 한국뮤지컬대상 극본상, 더뮤지컬 올해의 베스트 창작 뮤지컬 BEST-3, 국회대상 올해의 뮤지컬상 등을 받았다.
‘트레이스 유’도 오는 8월 20일까지 링크아트센터 벅스홀에서 10주년 공연을 이어간다. 작은 락 클럽 드바이를 배경으로, 메인 보컬 본하와 클럽을 운영하며 드바이를 지키는 기타리스트이자 전 보컬 우빈의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10주년 공연을 통해 최초로 젠더프리 캐스팅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 관객들을 만났거나, 만날 예정인 작품들은 물론 지난해에는 ‘사의 찬미’, 2021년에는 ‘풍월주’, 2019년에는 ‘영웅’ 등도 초연 이후 10주년을 맞은 바 있다. 오랜 기간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이 작품들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모두 시대를 관통하는, 그리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그날들’의 초연부터 이번 10주년 기념 공연에까지 전 시즌에 출연한 배우 유준상은 “그동안 제가 출연한 창작 뮤지컬들이 모두 10주년을 넘겼다. ‘그날들’의 경우 40대 중반에 공연할 때는 ‘서른 즈음에’를 노래하며 펑펑 울었고, 50대에 접어들었을 때는 ‘거리에서’를 부르며 오열했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 김광석의 노래는 다양한 세대를 공감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한국의 창작 뮤지컬이 무대도 화려해지고 크게 발전했다”며 “그렇지만 정서적으로 관객을 못 채워주면 볼거리가 아무리 화려해도 팬들이 뮤지컬을 보러 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 뮤지컬 제작사 관계자 역시 ‘이야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현재는 더 많은 창작 뮤지컬들이 제작되고 있고, 좋은 작품을 발굴하기 위한 여러 인큐베이팅 시스템도 운영되고 있다”며 “20년을 이어 온 ‘명성황후’, 10년을 이어온 ‘영웅’ ‘그날들’ 등의 작품들처럼 앞으로도 오랫동안 사랑받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대를 초월해 대중의 공감을 이끌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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