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자금 증여세 공제 늘리고, 90억 숙박쿠폰 풀고…민생·수출 대책 확대
가라앉은 수출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정부가 184조원 규모의 무역금융 투자에 나선다. 역대 최대 금액이다. 연내 350억 달러 해외 수주를 목표로 범정부 지원책이 이어진다. 저출생 대책의 하나로 결혼자금 증여세 공제 한도를 늘리고, 국내 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최대 90억원 규모의 숙박쿠폰도 푼다. 정부는 4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런 내용의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수출ㆍ투자
정부는 조속한 ‘수출 플러스’ 전환을 위해 대통령 주재 수출전략회의와 범부처 수출투자대책회의 등을 이어가고, 수출 지원 방안도 적극 발굴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하반기 중 무역금융을 역대 최대인 184조원 공급하고, 중소기업 수출 다변화 성공기업을 대상으로 금융 지원을 확대한다.
아울러 연내 350억 달러 규모의 해외 수주 달성을 위해 정상 세일즈 외교 등 국가 간 협력을 강화하고,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 전략적 공적개발원조(ODA) 등을 실행하기로 했다. 원전·방산·플랜트·스마트팜 등 12대 신수출 동력 분야의 수출 확대에도 박차를 가한다.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 한국으로 다소 돌아오도록 하는 리쇼어링 유인책도 강화하기로 했다. 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 유턴에 대해선 최소 외국인 투자 수준(투자금액의 최대 50% 지원)으로 지원 규모를 확대하고, 유턴 세제 혜택이 인정되는 업종 동일성 기준도 유연화한다. 예컨대 내연차 부품 기업이 국내에 복귀하면서 전기차 부품기업으로 전환해도 업종 동일성을 인정해준다.
중소ㆍ중견기업의 투자 확대를 위해 가업승계 세부담도 덜어준다. 가업을 물려받을 때 증여세를 나눠낼 수 있는(연부연납) 기간은 현행 5년에서 20년으로 늘어나고, 낮은 세율(10%)을 적용 받는 재산가액 기준은 6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올라간다.
전문가도 수출 회복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수출 최전선을 뛰는 기업인들의 다양한 애로사항을 듣고, 사기를 북돋을 필요가 있다”이라며 “중국뿐만 아니라 남미ㆍ동유럽ㆍ중동 등 신시장 개척에 앞장서고, 다양한 세제 혜택 및 금융지원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저출생ㆍ고령화
현행 월 10만원인 출산ㆍ보육수당 비과세 한도는 올라가고, 자녀장려금은 늘어난다. 기업이 직원에게 지급하는 양육지원금에도 세제 혜택(법인세 손금산입)을 주기로 했다.
이민정책 개편에도 속도가 붙는다. 저출생 대책의 일환인 외국인 가사도우미 시범사업을 올 하반기 시행한다. 4분기엔 범정부 외국인 정책 추진 체계가 만들어지고, 해외 사례를 추가한 외국인 정책 개평 방안도 선보인다. 해당 지역에 일정 기간 거주하고 취업도 한다는 조건으로 내주는 지역특화비자도 4분기 중 확대 시행한다.
은퇴 후 생활을 지원하는 대책도 추가됐다. 연간 1200만원인 사적연금 분리과세 기준이 올라간다. 주택연금 가입 요건이 공시가격 9억원 이하에서 12억원 이하로 확대된 데 맞춰 지급금 상한도 올라갈 예정이다. 노인복지주택의 월 이용금액 중 거주비는 월세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물가ㆍ생계비
의료비 부담이 줄도록 내년 건강보험료율 인상은 최소화할 계획이다. 저소득층 대상으로 의료비 본인부담상한액을 5% 안팎 내리는 방안도 추진한다. 통신비 경감 차원에서 지금보다 저렴한 알뜰폰 중간 구간 요금제도 곧 출시된다. 이달 중 통신 부문 신규 사업자 진입을 확대하는 내용의 세부 개선 사항도 발표된다.
중기ㆍ소상공인 등이 내는 수도요금도 올해 한시로 깎아준다. 지방자치단체가 한국수자원공사에 납부하는 광역상수도요금을 감면해주는 방식이다.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만을 대상으로 했던 새출발기금 요건은 완화한다. 다른 영세 소상공인ㆍ자영업자도 기금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올 2학기 대학 학자금은 대출금리는 연 1.7%로 동결하고, 중ㆍ고교생의 교복ㆍ생활복 구입비, 현장체험학습비 지원은 늘린다.
◇내수 ㆍ지역경제
아울러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범부처 태스크포스(TF)인 ‘지역 인프라 확충 지원단’을 신설하고, ▶지역 인프라 조기 확충 ▶기회발전특구 지원 ▶산업단지 활성화 등 지역경제 활성화 3종 세트를 추진한다.
세종=나상현ㆍ조현숙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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