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상습 먹튀' 악성 임대인, 9월부터 이름·주소까지 공개

백민정 2023. 7. 4.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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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5월 서울 주택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거래량이 전세 거래량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사기 피해 사례가 속출하면서 전세보증금 미반환 위험이 높은 주택을 중심으로 월세 수요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앞. 연합뉴스

전세계약이 끝난 뒤에도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여러 차례 돌려주지 않는 집주인 명단이 오는 9월 29일부터 공개되는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관련 내용을 담은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 시행령을 입법예고한다고 4일 밝혔다. 입법예고 기간은 5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다.

국토부는 지난해부터 부동산 경기침체 등으로 전세계약이 종료된 뒤에도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 사례가 급증하자, 전세사기 예방과 악성 임대인 근절을 위해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을 마련해 상습 다주택 채무자의 성명 등을 공개하기로 했다.

지난 3월 국회에서 통과된 개정안에 따르면 공개 대상은 3년 이내 2건(법 시행 이후 1건 포함), 합산 2억원 이상 채무가 발생한 임대인이다. 공개되는 정보는 성명, 나이, 주소, 미반환 보증금액·기간, HUG(주택도시보증공사) 대위변제금액과 횟수 등이다. 9월 29일부터 국토부나 HUG 홈페이지 또는 안심전세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번 개정안 시행령에는 악성 임대인 공개와 관련한 세부 절차가 추가로 담겼다. 우선 명단 공개의 대상이 되는 보증채무 종류를 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전세금안심대출보증, 임대보증금보증으로 정했다.

또 HUG가 성명 등 공개 대상자에게 채무 이행을 촉구하고, 통보일 2개월 이내 소명서를 제출하도록 기회를 부여키로 했다. 이어 정보공개심의위원회(위원 11인)에서 소명서 등을 참작해 공개여부를 결정한다.

다만 임대인 사망 등 공개 예외사유에 해당할 경우엔 공개 대상에서 제외하고, 공개 후에도 사후적으로 예외사유를 충족하면 공개정보를 삭제키로 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안심전세 앱' 출시 시연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울러 임대인의 임대보증금반환보증 가입 여부에 대한 임차인 안내 방안도 강화한다.
먼저 지자체가 등록임대사업자가 해당 시·군·구에 임대차계약을 신고할 때 임대보증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 그 사실 및 사유를 국토부 임대등록시스템(렌트홈)을 통해 임차인에게 휴대전화 알림 문자로 곧바로 통보한다. 또한 HUG가 등록임대사업자의 임대보증 가입신청을 철회하거나 가입요건 미비로 승인을 거절할 때도, 그 사실을 임차인에게 휴대전화 알림메세지(카카오톡)로 발송하기로 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전세계약 시에 임차인이 임대인 동의 없이도 악성 임대인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며 “안심전세앱을 통해 전세계약 전에 악성 임대인 명단과 채무 등을 확인하면 전세사기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정안 전문은 국토부 누리집(http://www.molit.go.kr)의 ‘정보마당/법령정보/입법예고·행정예고’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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