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 '수명 연장' 해준 곽재선, 에디슨모터스로 '부활' 앞당긴다
곽재선 회장, 인수 강하게 밀어붙여
저렴한 인수비용으로 신성장동력 확보
국내 및 베트남 시장 전기버스 도입 가능성
지난해 쌍용자동차 인수를 추진하다 인수대금을 마련하지 못해 포기했던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의 후신인 KG모빌리티에 인수된다. KG모빌리티로 사명을 바꾼 뒤 재도약에 힘을 싣고 있는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이 또한번 승부사 기질을 제대로 드러낸 것이다.
앞서 존폐 갈림길에 섰던 옛 쌍용자동차를 인수해 'KG모빌리티'로 바꾸며 수명을 연장해 준 데 이어, 에디슨모터스를 통해 본격적인 과거 쌍용차 위상의 부활을 앞당기기 위한 결단력이 빛났단 평가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매물로 나온 에디슨모터스의 최종 인수 예정자로 KG모빌리티가 최종 선정됐다. 에디슨모터스는 회생계획안을 작성해 법원에 제출하고 관계인 집회를 통해 회생 계획에 대한 채권자 등의 동의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KG모빌리티에 인수된다.
이에 따라 과거 쌍용자동차를 인수하려던 에디슨모터스를 역으로 KG모빌리티가 품게 됐다. KG그룹이 이리저리 치이며 존폐 위기에 섰던 옛 쌍용차를 거뜬히 품어준 것도 모자라 굴욕적인 역사까지 되갚아준 셈이다. 실제 곽 회장은 이번 에디슨모터스 인수를 강력하게 밀어붙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KG모빌리티를 두고 '대한민국에 우뚝 서서 존재 이유를 알리는 새로운 회사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던 곽 회장의 사업적 혜안이다. 인수 후에도 아직까지 '부활'이라기보다는 '수명 연장' 측면이 강한 KG모빌리티에 에디슨모터스를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불어넣겠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게다가 에디슨모터스의 낮아진 잔존가치는 곽 회장에게 인수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최적의 선택지였을 것으로 보인다. KG모빌리티가 입찰에서 써낸 에디슨모터스 인수가는 500억~600억원 수준으로, 당초 업계의 예상은 1000억원을 웃돌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에디슨모터스 입찰에 1000억원 이상 써내는 기업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었다"며 "이번 입찰이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이뤄져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업체로 에디슨모터스가 넘어갈 수 있었던 상황임에도 500억원 수준을 써낸 것은 곽 회장의 결단력이 반영됐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에디슨모터스 어떻게 활용할까
에디슨모터스는 1997년 한국화이바 차량사업부, TGM을 거쳐 현재의 에디슨모터스로 자리잡기까지 긴 역사를 가진 기업이다. 대형 전기버스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함양과 군산에 제조 공장을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승용차 중심으로 판매를 이어가는 KG모빌리티 입장에서 당장 '준비된'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앞서 쌍용차 인수에 실패한 후 급격히 경영 악화를 겪으면서 에디슨모터스에 있던 전문가들의 유출이 있었지만, 그간 중국산 모듈을 들여와 조립하고 제조해온 노하우는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신차 개발에 2000억~3000억원 정도가 투입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KG모빌리티는 이번 인수로 상용차 라인업을 확보하는데 500억원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에디슨모터스가 실차량을 양산하고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시설투자를 하거나 개발비를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란 점도 매우 유리하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인수 비용 자체가 높지 않고, 최소 비용으로 전기버스라는 분야를 새로 개척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시너지를 도모해 실질적으로 전기버스 판매를 끌어올려 영업이익률을 높일수도 있을 것"이라며 "KG모빌리티가 할 수 있는 행위 중에 최적의 방법을 찾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이번 인수에는 국내는 물론 동남아 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다는 계산이 앞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KG모빌리티는 올해 3월 베트남 푸타그룹 산하 킴롱모터스와 CKD(반조립제품) 사업 계약을 체결하면서 동남아 시장 진출 발판을 미리 마련해뒀다. 이 계약으로 KG모빌리티는 베트남 현지에서 내년부터 티볼리, 코란도, 토레스 등을 조립해 판매하게 된다.
이는 푸타그룹이 핵심 사업 중 하나로 여객운수 사업을 운영하고 있단 점에서 이번 에디슨모터스 인수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푸타그룹은 베트남 현지에서 6000~7000대 규모의 버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베트남 정부의 전동화 전환 정책에 따라 전기버스로의 전환도 고려하고 있다. KG모빌리티 입장에선 최적의 타이밍에, 최저 비용으로 베트남 시장에서 상용차는 물론 전기버스 사업까지 확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베트남 푸타그룹과의 계약이 이미 이뤄졌고, 향후 베트남에도 전기버스를 도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이미 생산 설비 등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에디슨모터스의 전기버스를 베트남으로 도입하기에도 편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KG모빌리티는 향후 에디슨모터스를 종합 상용차 회사로 발전시켜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기존 대형 전기 버스에 국한된 라인업을 중·소형 트럭과 버스 등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KG모빌리티를 살려는 놨지만 수천억, 1조 이상 투자비용이 앞으로 더 들어가야하는 상황에서 이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저렴한 비용으로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지만 최근 2년간 소홀히한 기술력과 판매량을 높이고 떠난 전문 인력을 보충하는 것은 숙제"라고 말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건희 여사, 野 '오염수 괴담·선동'에 직접 강릉 횟집 찾았다
- 전기차 시장 확대...LG '전장' 올 매출 '10조' 뚫을까
- 추미애 왈 “문재인은 기회주의자”
- 현대차·기아, 美 IRA 도움 없어도 車 잘만 판다
- 文 "평화의 힘" 주장한 날…반기문 "文시절 한미관계 냉랭" 일축
- 이재명 위기에 "비명 죽이겠다"…대안세력 부상 틀어막을 수 있을까 [정국 기상대]
- 하사 월급, 영끌하면 486만원?…국방부가 꼽은 尹정부 주요 성과
- "시위 피해액 최대 54억…동덕여대 총학생회에 손배소 청구해야" [법조계에 물어보니 557]
- 헤어질 결심?…뉴진스, 민희진 부르고 팀명 ‘버릴’ 의지 표명하고 [D:이슈]
- ‘김도영 4타점’ 류중일호, 프리미어12 아쉬운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