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빗장' 풀 준비하나…北 매체에 '마스크 사진' 사라졌다
북한 관영 매체들이 최근 북한 주민들이 실내외 행사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모습을 내보내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 당국이 7월부터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며, 국경 개방에 대비하는 수순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동신문이 4일 게재한 함경북도 출판물관리국 관련 사진을 보면 관계자 8명 전원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다. 신문이 이날 보도한 함경북도 혁명사적관과 김정숙평양방직공장 관련 사진에 등장하는 북한 주민들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이는 지난달 30일에 보도한 평양수지연필공장 관련 사진에 등장한 5명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던 장면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자유아시아방송(RFA)도 이날 평안북도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이달 들어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전격 해제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지난달 30일 주민들에게 7월 1일부터 마스크 착용을 해제한다는 지시가 하달됐다"며 "국가비상방역사령부가 전국의 각도 비상방역사단(방역지휘부)을 통해 주민들에게 포치(공지)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북한 당국의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가 일시적인 조치라는 지적도 있다. RFA는 북한 당국이 '노마스크'를 공지하며 여름철에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피부병과 눈병 확산을 우려한 임시 조치라는 설명을 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코로나19 발병을 인정한 지 12일 만인 5월 24일에 '사망자 0명'을 달성했다고 밝히며, 북한의 방역이 안정적이라고 주장해왔다. 이와 맞물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노마스크' 행보를 수차례 공개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북한 체제에서 '최고지도자의 영상(이미지)'이 차지하는 특성을 활용해 주민들에게 코로나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기 위한 의도적 장치란 해석을 내놨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김정은의 '노마스크' 행보는 방역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 위한 프로파간다의 일종이었다"며 "주민들의 동요를 차단하고 코로나19확산세를 잡았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북한의 최근 '노마스크' 행보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3일 자 노동신문부터 사진을 보면 마스크 착용이 현저하게 많이 줄었다"며 "방역 해제 동향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지만, 구체적인 상황은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참여나 국경 개방 등 여러 동향이 분명히 있다"며 "3년 반 가까이 강도 높게 방역을 한 상황에 (이를) 풀어야 하는 현실적인 필요성이 있지 않은가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이 올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국제 스포츠 대회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북한 당국이 패럴림픽 등 장애인 대회에도 선수단을 파견할 준비를 하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조선장애자보호연맹 중앙위원회는 이날 홈페이지에 게재한 '그날을 그리며'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선장애자체육협회 장애자 선수들은 창공 높이 남홍색 공화국기를 휘날릴 그날을 그리며 훈련에 구슬땀을 바쳐가고 있다"며 밝혔다.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차 안 팔아 묵을랍니까?” 현대차 前노조위원장의 변신 | 중앙일보
- 정자 0.55㎖당 660만원…'이 소'가 세계서 가장 비싼 유전자 | 중앙일보
- 안민석 "4년전 침묵" 지적에…첫 출근 장미란 이런 답 전했다 | 중앙일보
- "수박 주스 쏟은 줄" 美 설산 뒤덮은 '분홍빛 눈'의 공포 | 중앙일보
- 伊차관, 공개석상서 "많은 여성과 잠자리" 발언…사임 압박 후폭풍 | 중앙일보
- 잠실 석촌호수서 여성 시신 발견…"롯데월드 직원이 신고" | 중앙일보
- 일본 호텔서 머리 없는 남성 시신 발견…CCTV 마지막 모습 보니 | 중앙일보
- "분당서울대 응급실로 갑시다"…환자들 택시가 된 구급차 | 중앙일보
- "연예인 아들만 넷, 소음 힘들다" 호소에…정주리 옆집 찾아갔다 | 중앙일보
- 한국 영부인 최초 '아오자이' 입은 김건희 여사..."반했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