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질환 원인 물질 찾는 ‘브레인 칩’ 만들었다

민태원 2023. 7. 4.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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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여러 영역에서 뇌 신호와 신경전달물질을 실시간으로 동시 측정할 수 있는 '브레인 칩'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조 교수는 "이번 브레인 칩은 복잡한 다중 뇌 영역에서 뇌 신호와 다양한 신경화학물질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분석하는 최초의 시스템"이라며 "뇌 질환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을 규명하고, 치료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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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뇌에 삽입해 뇌신호, 신경전달물질 실시간 동시 측정
상용화 시 우울증·파킨슨병·조현병 등 원인 규명, 치료제 개발 기대

뇌의 여러 영역에서 뇌 신호와 신경전달물질을 실시간으로 동시 측정할 수 있는 ‘브레인 칩’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상용화될 경우 우울증이나 파킨슨병, 조현병 등 다양한 뇌질환의 원인을 찾고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대 의대 의과학과 조일주 교수팀(연구 논문의 1저자 채의규 박사)은 여러 종류의 신경 전달물질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브레인칩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신경전달물질은 우리 뇌가 동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해당 물질의 농도가 낮거나 높으면 뇌의 동작에 이상을 일으켜 다양한 뇌 질환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세로토닌 농도가 낮으면 우울증 증상이 나타나거나, 뇌의 특정 영역에 도파민 농도가 높거나 낮으면 파킨슨병, 조현병 등이 발병한다는 것이다.

이런 뇌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신경전달물질의 농도를 정상 범위로 만들어줘야 한다. 따라서 신경전달물질은 뇌질환 치료제로도 사용된다. 다양한 뇌질환의 원인 규명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는 뇌의 특정 영역에서 신경전달물질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에는 실시간으로 정밀하게 측정하기 어려웠고 특히,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을 동시에 측정할 수 없어 여러 신경전달 물질간의 상관 관계를 밝히는 연구가 불가능했다.

이번에 개발된 브레인칩은 뇌의 특정 영역에 삽입돼 신경전달물질뿐만 아니라 동시에 뇌신호 측정도 가능하다. 브레인칩에는 ‘마이크로 유체관’이 형성돼 있어 뇌 척수액을 추출하게 되고, 추출된 뇌척수액은 브레인칩에 집적된 ‘센서 어레이’로 이동해 포함된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다. 제작된 브레인칩은 기존의 뇌척수액 추출용 탐침보다 약 8배 작은 0.1㎜ 크기로, 뇌에 삽입될 때 조직 손상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실제 브레인 칩을 이용해 조현병과 관련된 뇌 영역인 전전두엽과 시상영역 사이 신경회로가 ‘흥분성 글루탐산성 신경세포들’을 통해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쥐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전전두엽을 자극할 때, 시상영역에 있는 글루탐산의 농도 증가를 측정했으며, 글루탐산성 신경세포들의 활성에 따른 신경 신호 변화도 동시에 관찰할 수 있었다.

조 교수는 “이번 브레인 칩은 복잡한 다중 뇌 영역에서 뇌 신호와 다양한 신경화학물질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분석하는 최초의 시스템”이라며 “뇌 질환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을 규명하고, 치료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PNAS)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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