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한 자동차…수리비도 무섭게 올랐다

[한국경제TV 김현경 기자]

첨단 기술이 도입된 자동차가 증가하면서 사고 또는 고장 시 지불해야 하는 수리비도 비싸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자동차 전문가들은 전기차 모델을 포함해 더 복잡한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픽업트럭 등이 출시되면서 단순한 수리에도 상당한 돈이 들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보행자나 승객을 보호하기 위해 차량 충돌 시 구겨지거나 형태가 변형되도록 만든 소재는 수리가 어렵거나 불가능할 수 있다. 범퍼 중 상당수는 내부의 안전 센서가 수리 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저속 충돌 후에도 교체해야 하고 외관상 손상이 없는 부분도 검사해야 한다.

자동차 수리 관련 소프트웨어 제공업체인 미첼에 따르면 손상된 차량을 수리해 새것처럼 만드는 평균 비용은 2018년 이후 36%나 치솟았으며, 올해 말 5천달러(650만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수리 비용 증가는 지난 5월까지 1년간 차량 보험료를 17%나 높인 이유라고 NYT는 분석했다.

일례로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 사는 크리스 압펠스타트는 지난 2월 자신의 리비안 전기 픽업트럭(R1T)을 뒤에서 렉서스 차량이 들이받는 사고를 당했다. 처음에는 파손 정도가 작은 것으로 간주해서 상대 차량 보험사가 1천600달러(208만원)를 제시했으나 실제로 오하이오주에 있는 리비안 수리 센터에서 트럭을 수리하는 비용은 트럭 가격의 약 절반인 4만2천달러(5천464만원)에 달했다.

수리비가 비싼 이유는 트럭의 뒤쪽에서 앞쪽까지 이어지는 패널이 손상됐기 때문인데 수리하기 위해 내부 천장을 제거하고 전면 유리를 제거하는 작업에 비용이 많이 들었다.

게다가 리비안의 경우 2021년에 차량 인도를 시작한 신생 회사인 데다 수리 센터도 많지 않아 수리 비용이 더 비쌌을 수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이 사례 외에도 온라인에서 테슬라 차량이 경미한 사고에도 차량을 전손 처리해야 하는 사례들이 잇달아 전해졌다.

미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 사고 후 수리 비용은 평균 6천800달러(884만원)였는데 전체 차량 평균 수리비보다 2천400달러(312만원) 비쌌다.

미첼은 배터리로 구동되는 차량은 부품이 더 비싸고, 수리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전문 정비사의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동차 수리·청구 자료를 더 살펴보면 전기차 수리비가 휘발유 차에 비해 현격히 높지 않으며 때로는 더 저렴했다고 NYT는 전했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수리비 증가를 인지하고 있으며 특히 전기차 등 차량을 더 쉽게 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NYT에 따르면 BMW는 충돌의 방향과 강도 데이터를 제공하는 센서를 전기차에 장착했고 포드는 딜러가 전기차인 머스탱 마하-E의 손상된 배터리 트레이를 교체할 수 있도록 했다.

제너럴모터스도 딜러가 손상된 개별 배터리 모듈 등을 교체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세스를 개발 중이라고 NYT는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