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표정 읽는 자판기' 출시…"피곤해 보이니 에너지 드링크 드세요"

전진영 2023. 7. 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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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사람의 표정을 읽고 이에 맞는 음료를 추천하는 '표정 분석 자판기'가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은 일본 음료업체 이토엔이 사람의 표정을 분석해 음료를 추천하는 자판기 실증 실험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자판기 시장 자체의 규모는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일본 기업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판기 혁신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음료 회사 연합인 일본 음료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자판기 가동 대수는 215만대로 2021년보다 2% 줄어 8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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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엔, 표정 분석 자판기 실증 실험
안면인식 결제 시스템도 탑재 전망

일본에서 사람의 표정을 읽고 이에 맞는 음료를 추천하는 '표정 분석 자판기'가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기조 심화 속에 자판기가 새로운 수요 창출의 장으로 변모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각종 첨단기술을 탑재한 자판기들이 선보일 예정이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은 일본 음료업체 이토엔이 사람의 표정을 분석해 음료를 추천하는 자판기 실증 실험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토엔은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진 녹차 음료 브랜드 '오이오차'로 유명하다.

사용자가 자판기에 설치된 태블릿 PC를 5초 동안 바라보면, 태블릿 PC는 표정 근육 움직임을 카메라로 포착해 이를 분석한다. 피곤한 표정을 감지하면 에너지 드링크나 탄산음료를 3개 정도 추천해준다.

이토엔이 개발한 '표정 읽는 자판기' 구상도.(사진출처=이토엔 홈페이지)

이토엔은 이 표정 분석 자판기 개발을 위해 이스라엘 스타트업과 손을 잡았다. 해당 기업은 무의식적으로 사람 얼굴에 나타나는 표정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다.

여기에 안면 인증 결제 서비스도 도입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성별, 연령, 구매 빈도 등의 정보뿐만 아니라 소비자 심리에도 접근하겠다는 계획이다. 유키타카 타무라 이토엔 기획과 관계자는 "인간 스스로가 의식하지 못하는 감정을 분석하는 경우도 있어, 자판기가 의외로 정말 필요한 상품을 알려준다"고 전했다.

이토엔 뿐만 아니라 일본 기업들은 너도나도 새로운 자판기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일본 코카콜라도 자판기 혁신에 나섰다. 자판기로 음료를 구입할 때 스탬프를 적립하고 이를 상품과 교환할 수 있는 연동 애플리케이션(앱) '코크 온'을 개발한 것이다. 이는 지난달 기준 다운로드 4700만회를 돌파했다. 일본 코카콜라 관계자는 "기다리기만 하는 자판기에서 고객 응대가 가능한 소매점으로 진화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코카콜라가 개발한 자판기 연동 애플리케이션 '코크 온'. (사진출처=일본 코카콜라 홈페이지)

자판기 시장 자체의 규모는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일본 기업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판기 혁신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음료 회사 연합인 일본 음료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자판기 가동 대수는 215만대로 2021년보다 2% 줄어 8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니케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자판기를 고집하는 배경에 대해 "자판기는 이익률이 높기 때문"이라며 "같은 상품이어도 슈퍼마켓에서는 (세일 등으로) 반값 가까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으나, 자판기는 제조사 희망 가격에 팔기 때문에 이익률 유지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일본의 자판기는 음료를 넘어 다양한 분야의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일본자판기공업회에 따르면 식품 자판기는 지난해 전년 대비 7% 증가한 7만7000대에 달했는데, 냉동식품 판매 증가가 이를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자는 "인력 부족으로 테이크 아웃이나 영업시간 외 판매 이익을 얻고 싶어하는 음식점의 설치 요구가 많다"고 밝혔다.

스타트업도 자판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일본 프레노는 카메라가 달린 화장품 자판기를 개발했다. 심지어 화장품의 향까지 테스트를 할 수 있는 기종도 있다. 스키마 백화점이 개발한 자판기는 무선 통신 기능을 특화해 라이브커머스도 가능하다. 무인 매장도 만들 수 있고, 그간 만나보지 못한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에 이커머스 사업자와 지방 기업이 시험 판매의 장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이 밖에도 후지 전기는 수요에 따라 가격이 바뀌는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자판기에 도입하는 등 디지털화에 나선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심각한 일손 부족을 겪는 일본에서는 자판기는 단순한 기계 그 이상의 존재로 거듭나는 중이다. 니케이는 "자판기는 일손 부족의 구세주이자 신수요 창출의 장으로서 새로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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