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시선]민선8기 1년, 전북은 ‘변화의 시간’
제3금융중심지, 남원 공공의대 등 묵은 현안 ‘발목’
쿠키뉴스 전북본부 데스크칼럼 <편집자 시선>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과 현안들에 대해 따끔하게 지적하고 격려할 것은 뜨겁게 격려할 것입니다. 특히 우리 주변의 정치적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전라북도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지방자치단체 민선 8기가 출범 1년을 맞았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맞은 첫 지방선거에서 많은 지방자치단체의 지방권력이 바뀌면서 전임자 정책이 폐기되고 새로운 정책이 도입되는 등 큰 변화가 있었다. 광역단체장의 경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단체장 수가 민선 7기 ‘3대 14’에서 ‘12대 5’로 크게 뒤바뀌었고, 기초단체장도 ‘53대 151’에서 ‘145대 63’으로 역전됐다.
대표적으로 서울시의 경우 오세훈 시장이 보궐선거에 이어 4선을 하면서 편향적 정치 시각을 보인 TBS(교통방송)에 대한 서울시 예산 지원을 2024년부터 중단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통과시켰고 올해 관련 예산도 대폭 삭감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해 세계 각국을 돌며 총력전을 펴고 있고 경남도는 국민의힘 박완수 지사가 취임하면서 민주당 김경수 전 지사가 역점을 두고 추진한 ‘부울경 특별연합’(메가시티)을 중단하고 같은 당 박형준 부산시장, 김두겸 울산시장과 '부울경 초광역 경제동맹'을 추진하기로 합의했고, 부산시와 경남도와의 행정통합을 제안해 논의가 진행 중이다.
지자체장들은 저마다 새로운 정책을 내놓으며 지역의 새로운 먹거리 발굴과 균형 발전, 예산 확보, 지역 이미지 제고에 힘쓰며 지역 발전을 위해 숨 가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전북은 겉으로 보기에는 전북도지사와 전주시장이 바뀌는 등 큰 변화가 있었으나, 같은 민주당 소속이고 지방의회도 그대로 민주당이 다수이다 보니 그 인물이 그 인물이고 정책도 눈에 띠게 달라진 것이 많지 않다.
전북은 지방자치시대 개막이후 줄곧 민주당의 아성이었다. 초대 유종근 지사에 이어 강현욱 지사, 김완주 지사, 송하진 지사 등 주로 행정가 출신으로 무난했지만 정책이나 지역 개발에 획기적인 변화는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송 전 지사가 3선 도전을 선언했지만 민주당 경선에서 컷오프 되면서 행운을 차지한 김관영 지사에 대한 기대는 컸다.
김 지사는 민선 8기 1주년 기자회견에서 “1년의 시간, 전북이 바뀌고 있다”며 “전북의 성공 신화는 기업 유치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지난 1년 동안 LG화학, SK온, 두산 등 대기업을 포함해 60개사 7조 1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며 1년간의 성과로 최대 규모 투자 유치, 이차전지·방위산업 등 신산업 육성,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등을 꼽았다.
특히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조성 추진과 내년 출범하는 전북특별자치도법, 새만금 산단 투자진흥지구 지정 등은 전북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줄 수 있다. 그러나 전임 지사 때부터 추진해 왔으나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대광법(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과 남원 공공의대 문제, 제3금융중심지 지정 등 오랜 지역현안은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송 전 지사가 유치해 전북 관광의 획기적 발전 계기가 된다고 홍보했던 아태마스터스대회의 실패,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새만금 잼버리의 성공적 개최는 큰 부담이다.
김 지사는 “새로운 전북, 특별한 전북은 이제 시작”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지난해 8월 국토교통부 ‘하이퍼튜브 성능시험장’ 부지 공모 선정 심사를 앞두고 열린 평가위원회에 직접 발표자로 등장해 경쟁 지자체들을 제치고 사업을 따냈으며, 산업통상자원부의 ‘이차전지 특화단지’ 공모 심사에서도 발표에 나섰다. 정치인 출신답다는 평이다.
전주시도 우범기 시장이 개발과 보존이 조화로운 신 뉴딜정책을 표방하며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전주의 미래를 견인할 ‘왕의궁원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또, 전주종합경기장과 옛 대한방직 부지 개발, 송천동 천마지구 등 해묵은 현안사업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갈 길이 멀다.
완주 역시 유희태 군수로 바뀌면서 만경강을 활용하는 새로운 사업들을 발굴하고 있으나 아직은 눈에 띠는 것이 없고 전주와 완주 두 지역의 통합을 전제로 한 상생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유 군수는 돌아서서 시 승격을 건의하고, 전주시 역시 제2 청사를 추진하고 있다.
물론 1년이란 시간은 ‘이제 시작의 시간’이다. 4년과 8년씩 전임 단체장이 재임하며 풀지 못한 현안들을 하루아침에 풀기는 쉽지 않다. 또 민주당 정부 시절에도 해결하지 못했던 것들을 국민의힘 정부에서 해결하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전문가들은 새 단체장들의 정치 철학과 비전 등에 따라 정책 방향이 바뀔 수 있지만 행정의 연속성과 예산 손실 등을 고려해 정책 폐지나 축소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주민들에게 ‘보이기용 치적 쌓기’만을 위한 사업이나 투자 유치는 금물이다. 지역사회의 미래를 내다보고 지역 실정에 맞는 사업을 추진할 때 정부의 예산 확보도 용이하고 지역 발전 속도도 배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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