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선진국 '세제 혜택' 공세…K콘텐츠 위상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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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가 세계적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국내 콘텐츠 업계는 마냥 웃을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콘텐츠에 대한 기대감과 인건비 상승으로 제작비는 치솟는데 세액 공제율은 주요 선진국 대비 턱없이 낮아 재투자의 여력을 상실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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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가 세계적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국내 콘텐츠 업계는 마냥 웃을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콘텐츠에 대한 기대감과 인건비 상승으로 제작비는 치솟는데 세액 공제율은 주요 선진국 대비 턱없이 낮아 재투자의 여력을 상실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콘텐츠 경쟁력 강화와 생태계 선순환 구축을 위해선 선진국의 절반 수준이라도 세제 혜택을 높여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4일 글로벌 콘텐츠 업계는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작가 권리 침해 문제로 촉발된 미국시나리오작가조합(WGA)의 총파업이 향후 콘텐츠 제작 활동에 큰 전환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세계 콘텐츠·영화 산업의 무대 중심이 '할리우드'에서 글로벌로 옮겨 갈 것이라는 기대다.
이같은 전망에 대한 근거는 국가별 강력한 세제 지원에 있다. 해외 선진국들은 자국의 콘텐츠 산업 육성, 고용 창출 등을 위해 콘텐츠 제작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경쟁적으로 높이고 있다.
올해 들어 영국은 25%에서 34%로 올렸고, 스페인도 해외 콘텐츠 30%, 국내 콘텐츠 25% 등으로 공제율을 상향했다. 호주와 캐나다의 경우 공제율이 최고 40%에 이른다. 이들 국가는 파업으로 미국 내 콘텐츠 제작이 멈춰 있는 기간동안 작가, 제작사들과 개별적으로 접촉, 세제 혜택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콘텐츠 제작 유치 활동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한국은 글로벌 콘텐츠 제작 유치는 커녕 국내 콘텐츠 수급도 어려운 상황이다. 인건비 상승 등으로 국내 상업영화 평균 제작비(순제작비 30억원 이상)가 2015년 53억원에서 지난해 124억원으로 두 배 넘게 늘었지만 제작비 세액공제율은 10분의 1 수준(대기업 3%·중견기업 7%·중소기업 10%)에 불과해 재투자의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제작비로 3224억원이 투입된 디즈니의 '인어공주'는 미국 내 세액공제율 25%를 적용했다고 가정했을 때 약 806억원을 돌려받은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인어공주를 국내에서 제작했다면 대기업 기준 공제율인 3%를 돌려받아 약 96억원 밖에 돌려받지 못한다.
국내 콘텐츠 업계를 대표하는 OTT 3사의 실적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티빙은 2022년 1191억 원의 영업손실을, 같은 기간 웨이브는 213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왓챠 역시 555억원의 적자를 냈다. 3사의 지난해 적자 규모만 2869억 원에 달한다.
국내 업계와 전문가들은 경쟁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세액공제율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한국에서 제작하는 영화와 드라마가 대폭 감소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를 타개하려면 공제율을 기업 15%, 중견기업 15%, 중소기업 20~25%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용희 오픈루트 연구위원은 "단순히 제작비 환급 측면도 있지만 투자 수익을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대규모로 콘텐츠에 투자했을 때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률을 보존하면 과감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업계의 이같은 목소리를 반영해 세제 지원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지지부진한 상태다. 국무총리 소속 자문기구인 미디어·콘텐츠산업융합발전위원회가 지난달 진행된 1·2차 회의를 통해 콘텐츠 세액공제 확대방안을 중점 과제로 검토했지만 아직 이렇다할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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