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인물]장한나의 스승 미샤 마이스키 첼리스트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불후의 명반으로 꼽혀
9월 서울·대전 등 투어…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 연주
지휘자 장한나가 한국에서 스승인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와 함께 무대에 선다. 2012년 앱솔루트 클래식 공연 이후 11년 만이다.
마이스키는 장한나가 자신의 삶을 바꾼 인물 중 한 명으로 꼽는 스승이다. 1992년 내한 공연을 했던 마이스키는 당시 아홉 살 소녀였던 장한나의 연주 영상을 보고 그녀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됐다. 장한나는 마이스키를 만나면서 음악이 무엇인지, 어떤 자세로 음악을 대해야 하는지 등 음악을 대하는 태도를 알게 됐다고 말한다.
마이스키를 사사한 그녀는 1994년 로스트로포비치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음악계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첼로 연주자로 명성을 이어오던 장한나는 2007년부터 지휘도 시작했다. 뉴욕 필하모닉의 지휘자였던 로린 마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지휘에 대한 조언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지휘자로 입문한 계기에 대해 "나는 더 많은 음악을, 보다 많은 사람과 함께해보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마이스키 역시 장한나를 자신의 유일한 제자로 소개한다. 그렇기에 장한나가 첼로 연주를 멈춘 것을 누구보다 아쉬워했지만, 지휘 영상을 보고 더욱 존경하게 됐다고 말한다.
마이스키는 1948년 라트비아의 수도인 리가에서 태어났다. 레닌그라드(현재의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의 부속 음악학교, 모스크바 음악원을 마치고, 로스트로포비치와 그레고르 피아티고르스키를 사사하며 이 시대 최고의 두 거장에게 모두 가르침을 받은 유일한 첼리스트로 인정받는다.
로스트로포비치(1927 ~2007)는 러시아의 첼로 연주자로 20세기 최고의 첼리스트 중 한 명으로 여겨지는 거장이다. 러시아의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를 위해 저항했던 인물로 많은 탄압을 받았다. 그레고르 피아티고르스키(1903~1976)는 러시아 출생의 첼리스트로 베를린 필의 수석 연주자를 지냈다.
두 거장의 가르침을 받으며, 앞날이 탄탄대로일 것만 같은 마이스키는 단지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반체제운동에 관계된 것으로 간주되어 2년간의 옥중생활을 한다. 좋아하는 연주를 할 수 없게 되었고, 자유마저 빼앗겼던 마이스키는 1972년 24세 때 출국 허가가 내려져 이스라엘로 이주하면서부터 석방된다. 그러나 이때의 충격으로 정신병원 생활을 하기도 한다.
자유를 찾은 마이스키는 보헤미아 출신의 미국 피아니스트 루돌프 제르킨(1903~1991) 으로부터 제안받았던 말보로 음악제를 시작으로 피츠버그 교향악단,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이스라엘 필하모닉 등에 초청 연주하며 비로소 자신의 첼로 연주를 세상에 알린다.
특히, 그가 연주한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앨범은 '바흐의 서정성을 가장 효율적으로 표현한 연주',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 음반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연주'라는 평을 받으며 불후의 명반으로 꼽히고 있다.
마이스키는 우크라이나 사태 당시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을 위한 자선 콘서트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그는 국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1세기 유럽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푸틴은 우크라이나를 파괴하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나라(러시아)를 파괴하는 것이다. 이번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인만이 아니라 러시아인도 고통받고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또 작년 3월 말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자선 콘서트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모든 무고한 희생자를 애도했다. 다만 우크라이나만이 아니라 러시아까지 포함한 희생자를 애도했다는 이유로 우크라이나 지지자들로부터 비판받기도 했다. 마이스키는 전 세계적으로 러시아 예술가들이 무대에서 퇴출당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장한나와 마이스키, 스승과 제자는 이번 공연에서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으로 호흡을 맞춘다. 이 곡은 난도가 높고 화려한 곡으로 첼로 음악의 최고봉이라 불린다. 첼로 협주곡 외 프로그램은 날짜별로 다르다. 9월 17일 전주와 21일 경주, 24일 서울 공연에서는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을, 9월 19일 대전과 23일 서울 공연에서는 베토벤 교향곡 5번을 들려준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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