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4년전 침묵" 지적에…첫 출근 장미란 "지켜봐달라"
“염려해주시는 만큼, 그 이상으로 부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 첫 출근한 장미란(40)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의 각오다.
‘역도 영웅’ 장미란은 지난달 29일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최초이자 역대 최연소 차관을 맡았다. 국가대표지도자협의회, 운동선수학부모연대 등 체육계는 ‘최고의 적임자’라며 환영했지만,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일부는 반대 목소리를 냈다.
장 차관은 출근길에 ‘불편한 질문이겠지만 안민석 의원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았다. 장 차관은 “소식을 접하고 ‘염려해주신 만큼 더 열심히 해야겠다. 그 이상으로 부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앞서 안민석 의원은 지난 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에 “장미란 차관이 지금까지 체육단체 통합, 학교체육 정상화 등 한국 체육 개혁과 선진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인 흔적은 아쉽게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2019년 심석희 선수 미투와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으로 체육계가 떠들썩했을 때도 침묵했다. 현실을 외면해온 그를 체육계 공정과 상식을 위해 발탁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이준석 전 대표는 “나는 장미란 선수 하면 바벨 앞에서 두 손을 모으고 있는 사진, 은퇴할 때의 눈물이 생각난다”며 “그런데 안 의원에 대해서는 윤지오 씨와 같이 서서 세상에 일갈하던 모습밖에 기억이 안 난다”고 지적했다.
‘우선 과제’를 묻는 질문에 장 차관은 “아직 제가 오늘 세종 첫 출근이어서 업무 파악은 다 하지 못했다. 기대가 크셔서 제 마음도 더 무겁다. 막중한 임무를 맡게 돼서 많이 부담스럽기도 한데, 맡겨주신 만큼 열심히 해서 그 이상으로 최선을 다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시간을 갖고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장미란은 사격 박종길(2013년), 수영 최윤희(2019~2020년)에 이어 국가대표·체육인 출신 역대 세 번째 문체부 2차관으로 체육·관광 및 정책 홍보를 맡게 됐다. 장미란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여자 역도 최중량급(75㎏이상)에서 인상 140㎏, 용상 186㎏, 합계 326㎏, 당시 세계신기록을 들어올리며 금메달을 땄다. 당시 은메달·동메달리스트인 올라 코로브카(우크라이나·277㎏)와 마리야 그라보브츠카야(러시아, 270㎏)는 추적 도핑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이 나왔다. 그런 ‘약물의 시대’에 장 교수는 순수 피지컬로만 2위보다 49㎏나 더 들었다. 이에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 ‘내추럴’이다.
2012년 선수 은퇴한 그는 성신여대에서 석사, 용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2016년부터 용인대 체육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2017년 미국 오하이오주 켄트주립대로 유학도 다녀왔다. 또 2012년 ‘장미란재단’을 설립해 비인기종목 선수와 꿈나무를 도우며 사회봉사 활동을 활발히 해왔다. 탈북청소년과 학폭 피해 학생과 함께하는 ‘장미 운동회’도 열었다. 2013~17년 대한체육회 선수위원회 위원, 2015~17년 문체부 스포츠혁신위 위원 등을 지내며 행정 경험도 쌓았다. 한창 선수 시절 키 1m70㎝에 115㎏이던 체중을 60~70㎏ 정도로 뺐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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