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부동산 공화국의 망국병…헛된 꿈에 발목 잡힌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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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때가 되면 후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지역발전이라는 구호를 앞세워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내겠다는 마법 같은 공약을 무차별적으로 살포한다.
그런데도 지역발전이라는 구호를 앞세워 선거공약으로 제시됐고, 장밋빛 전망과 책임성 결여, 대안 부재 등의 이유로 좌초를 거듭해왔다.
다가오는 총선에서도 지역발전이라는 구호를 앞세워 최대 승부처인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대형 개발사업이 무차별적으로 살포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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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앞둔 지역발전 무차별 공약
지역주민이 최대 피해자
선거 때가 되면 후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지역발전이라는 구호를 앞세워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내겠다는 마법 같은 공약을 무차별적으로 살포한다. 특히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유권자들의 표심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하지만 꿈의 도시를 약속했던 대형 개발사업 대부분은 무산 혹은 무기한 연기되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헛된 꿈에 발목 잡힌 그 지역 주민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2007년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 남쪽의 용유도와 무의도를 8자(eight) 모양으로 매립해 싱가폴로 만들겠다는 에잇시티(8-city) 사업은 당시 우리나라 1년 예산안 370조원과 맘먹는 317조 규모였다. 하지만 첫 삽도 뜨기 전에 좌초됐고, 보상금만 믿고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받았던 지역주민들은 순식간에 감당할 수 없는 빚더미에 주저앉으며 사업의 최대 피해자가 됐다.
서울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인근에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133층짜리 초고층 복합엔터테이먼트센터를 조성하겠다는 ‘은평 알파로스’, 2008년부터 추진했던 1조3000억 규모의 ‘알파로스’ PF사업은 5년 만에 무산됐다. 2009년부터 추진됐던 총 사업비 2조1000억원 규모의 경기도 수원 광교신도시 에콘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도 4년만에 무산됐다.
대형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은 선거 공약과는 거리를 두어야 한다. 미실현 개발이익의 상승을 기대하며 지속적으로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는 '롱 포지션'(Long Position) 사업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지역발전이라는 구호를 앞세워 선거공약으로 제시됐고, 장밋빛 전망과 책임성 결여, 대안 부재 등의 이유로 좌초를 거듭해왔다.
PF사업의 좌초의 피해는 일부 지역 주민들에게 국한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부실채권(NPL) 등 PF시장의 신용 위기와 자금경색으로 이어진다. 자금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결국 수십조 단위의 정책금융을 공급하는 등 나랏돈을 들여 실패한 PF시장에 개입하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금은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위축이 이어지면 PF사업의 부실화가 실물과 금융 부분에 커다란 충격이 되는 일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위험한 시기이다. 부동산PF 노출액이 지난해 9월 말 기준 총 115조5000억원에 이른다는 경고음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지난 대선과 지선에서 꿈의 도시를 약속하며 대형 개발사업이 선거공약으로 앞 다투어 제시됐다. 다가오는 총선에서도 지역발전이라는 구호를 앞세워 최대 승부처인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대형 개발사업이 무차별적으로 살포될 가능성이 크다.
대형 개발사업이 선거공약으로 제시되고 황금알을 낳을 것이라는 기대로 흥청거리는, 부동산공화국의 망국병이 치유되기 전까지 나랏돈을 들여 수십조 단위의 정책금융을 공급하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전체로 돌아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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