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화이자와 1.2조 CMO 계약…반년만에 연수주 2조원 넘봐
연 수주액 최고 기록 경신할듯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하루에만 8억9700만달러(약 1조1770억원)의 수주액을 추가하며 반년여 만에 연간 수주액 2조원 달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간 수주액이 원화 기준 2조원을 넘어선 적이 없는 만큼 지속적인 성장세에 탄력이 더 붙는 모습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화이자 아일랜드 법인 지난 3월에 맺었던 1억8300만달러(약 2410억원)의 계약을 1억9300만달러(약 2543억원) 증액해 총 3억7544만달러 규모로 키우고, 지난달 7일 4114만달러(약 5350억원) 의향서(LOI)를 맺었다고 8일 공시했던 계약은 그 규모를 1.7배가량 뛴 7억439만달러(약 9227억원) 수준으로 키워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공시했다. 이로써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두 건의 계약을 합쳐 올해에만 화이자와 총 10억8000만달러(약 1조4180억원)의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특히 7억439만달러 규모 계약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상 최대 규모 단일계약이기도 하다. 또한 계약 기간이 2029년 말까지로 6년 반에 달해 향후 안정적인 공장 가동률 확보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계약에 대해 "지난 3월 1개 제품에 대한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이번 본계약에 따라 최근 완공된 4공장에서 종양, 염증 및 면역 치료제 등을 포함하는 화이자의 다품종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제품 포트폴리오를 2029년까지 장기 위탁 생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화이자는 총 8개의 바이오시밀러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으며 가장 많은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기업이다. 최근 미국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열리면서 화이자도 바이오시밀러 '아브릴라다'를 통해 참전 의사를 밝혔고, 앞으로 몇 년 내 다양한 블록버스터의 특허 만료가 예정된 만큼 바이오시밀러 전쟁에 참여하기 위한 안정적인 생산 기지 확보를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이번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이번 계약은 기존의 단일 제품 생산계약과는 다르게 다수 제품으로 구성된 고객사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당사가 장기적으로 생산하는 계약"이라며 "글로벌 톱 파마 고객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의 의미가 크다"고 자평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6월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 기간 창사 이래 누적 수주 100억달러(약 13조원) 돌파에 성공한 데 이어 이번 대규모 계약으로 수주 성장세에 한층 더 탄력이 붙는 모습이다. 이번 계약까지 합친 올해 누적 수주액은 14억8800만달러(약 1조9335억원)에 달한다. 아직 반년가량밖에 올해가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기존의 연간 수주 최고 기록인 2020년의 16억5500만달러(약 1조9374억원)가 어느새 가시권에 들어왔다.
고객사 면에서도 올해 연간 목표로 내걸었던 글로벌 톱20 제약사의 고객사 확보도 이어지고 있다. 2018년만 해도 상위 20위 글로벌 제약사 중 단 3곳만 고객사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추가된 1개 사(계약 상대 비공개)까지 더해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일라이릴리, 미국 머크(MSD), 로슈,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 총 13곳을 고객사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수주 속도가 빨라지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4공장의 완전 가동을 시작한 데 이어 기존 2025년 9월 30일이었던 5공장의 가동 예정일을 4월 1일로 6개월가량 앞당기는 등 위탁생산(CMO) 생산능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4공장의 생산용량이 이어지는 수주로 한계에 다다른 만큼 '속도전'을 통해 업계 최단 공기 기록을 계속 경신해 온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역량을 발휘해 5공장의 건설 속도를 보다 빠르게 가져가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현재도 60만4000ℓ로 론자, 베링거인겔하임 등 경쟁사들의 생산역량을 압도하고 있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5공장을 시작으로 한 제2바이오캠퍼스를 2032년까지 완공해 총 72만ℓ의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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