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해협 한가운데서…3년 만에 열린 선상 부흥회 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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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년 전 식민지 수탈의 통로였던 대한해협 위에 양국의 친선을 기원하는 한국인들의 기도가 울려 퍼졌다.
최상림(월드미션교회) 목사는 "바다 같은 마음으로 일본을 품지 않으면 한일 역사에 진전이 없을 것이다. 복음으로 우리가 먼저 사랑의 손을 내밀어야만 질곡의 역사를 끊을 수 있다"며 "이런 마음을 품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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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년 전 식민지 수탈의 통로였던 대한해협 위에 양국의 친선을 기원하는 한국인들의 기도가 울려 퍼졌다.
한일연합선교회(WGN·이사장 정성진 목사)의 일본 나가사키 순교지 탐방단이 3일 저녁 9시 부산국제여객선터미널을 떠났다. 매일 부산과 일본 시모노세키 왕복하는 6590톤급 부관훼리에서는 교회를 방불케 하는 뜻밖의 ‘아멘’ 소리가 흘러나왔다. 전체 탐방 일정의 첫 번째 순서로 선상 부흥회가 열린 까닭이었다.
배의 출항과 함께 시작한 부흥회는 4박 5일의 일정이 단순한 여행이 아닌 신앙 선배들의 흔적을 따라가는 순례임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부흥회가 진행된 다목적실은 평상시에는 공연장으로 사용되는 곳이라 천장에 화려한 조명등이 설치돼 있었다. 화려한 조명 아래 손을 들고 기도하는 사람들의 조화가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일본어 원곡인 CCM ‘꽃들도’를 함께 부르며 집회가 시작됐다. 손애영 바이올리니스트와 남원국악예고 국악찬양단 김수진 팝페라 가수의 찬양 콘서트의 객석에서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이어진 예배에서는 예동열 울산 우정교회 목사가 ‘나사렛과 가버나움’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예 목사는 “가버나움에서 숱한 기적을 베푸신 예수님이 정작 고향인 나사렛에서 배척받은 것은 나사렛 사람들이 말씀이 아닌 ‘아는 사람’으로 예수님을 바라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예 목사는 “사람이 아닌 성경이 말씀하시는 바에 집중해야 한다”며 “한국과 일본은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지만 복음화율에서는 큰 차이가 난다. 예수를 믿는 우리가 선교적 사명으로 일본을 바라보자”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예 목사의 인도로 30분가량 뜨겁게 기도했다. 흔하지 않은 선상 부흥회는 참가자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오수철(목양교회) 장로는 “대한해협은 일본과 대륙을 잇는 부관연락선이 지나던 중요한 뱃길”이라며 “망망대해 위에서 양국의 친선을 기원하며 기도한 오늘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상림(월드미션교회) 목사는 “바다 같은 마음으로 일본을 품지 않으면 한일 역사에 진전이 없을 것이다. 복음으로 우리가 먼저 사랑의 손을 내밀어야만 질곡의 역사를 끊을 수 있다”며 “이런 마음을 품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일본복음선교회(대표 이수구 선교사)에 따르면 일본의 복음화율은 0.44%에 불과하다. 기독교 불모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일본이지만 유구한 기독교 선교 역사를 자랑한다. 1549년 8월 15일 포르투갈인 프란치스코 자비에르 선교사가 일본 규슈 남부 가고시마에 상륙하면서 처음 복음이 전해졌다. 이듬해 포르투갈 선박의 나가사키현 히라도 입항을 계기로 자비에르 선교사는 히라도로 선교 거점을 옮긴다. 이때부터 히라도는 일본 선교의 거점이 된다. 나가사키 순교지 탐방은 히라도를 시작으로 500여년 전 선교와 박해가 활발히 일어났던 흔적을 따라가는 WGN이 독자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일본의 역사지만 한국의 기독교 단체가 개발한 순교 유적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18년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됐다. 나가사키 탐방은 민간외교 차원에서도 의미를 더하고 있다. 정재원 WGN본부장은 “일본 사람들은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않지만 한 번 열면 깊은 신뢰를 보낸다”며 “20년 가까이 진정성을 바탕으로 교류하면서 일본 교회와 관공서에서 탐방팀을 환영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소개했다. 이번 탐방도 히라도의 공식 초청으로 진행됐다. 탐방은 2020년 코로나로 인해 중단됐다가 3년 만에 재개됐다.
나가사키(일본)=글·사진 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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