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죠, 배터리]리튬 대신 나트륨·마그네슘 배터리? 아직 시장 바꾸기 힘든 이유
편집자주 - '보죠, 배터리'는 차세대 첨단산업의 중심으로 떠오른 배터리 산업을 들여다보는 연재물입니다. 배터리 제조 생태계를 차지하려는 전 세계 정부·기업의 기민한 움직임과 전략, 갈등 관계를 살펴봅니다. 더 안전하고, 더 멀리 가는 배터리를 만들기 위한 기술 경쟁도 놓치지 않겠습니다. 독자, 투자자들의 곁에서 배터리 산업의 이해를 보태고 돕는 '보조' 기능을 하려고 합니다.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배터리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저렴하게 생산이 가능한 나트륨·마그네슘 이온 배터리 상용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배터리 업계 판도를 뒤집기에는 기술적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 최대 배터리 회사인 중국 CATL은 최근 자신들이 개발한 나트륨 배터리를 전기차에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체리자동차의 전기차 모델인 'iCAR 03' 등에 장착된다고 한다. CATL이 개발한 나트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와 가격이 모두 리튬 이온 배터리의 40% 수준이라고 알려졌다. 상온에서 15분 만에 80% 충전이 가능하고 영하 20도에서도 90% 이상 성능을 발휘한다.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리튬 대신 나트륨을 사용하기 때문에 가격은 저렴하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에너지 밀도가 낮아 효율성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나트륨의 매장량은 리튬 대비 1000배, 판매 가격은 리튬의 30분의 1 수준이다. 전세계적으로 광물의 자원 한계 뿐 아니라 가격 등을 감안할 때, 향후 나트륨 이온 배터리의 상업화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소듐 배터리의 생산량은 올해 3GWh에서 2030년 347GWh로 출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97%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중국 EVTank 자료)
마그네슘 배터리도 연구개발이 활발하다. 유럽이 중심이 됐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과 덴마크, 이스라엘, 독일 대학·연구 기관은 합동으로 마그네슘 이온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마그네슘은 ℓ당 에너지 밀도가 리튬 배터리의 2배 이상인 1000Wh를 넘는 소재다. 마그네슘 또한 몇몇 국가에 수급을 의존하는 리튬·코발트 등 기존 배터리 핵심 소재에 비해 값이 싸고 매장량이 풍부하다. 리튬에 비해 에너지밀도가 낮은 나트륨과 달리 리튬 금속에 비해 약 1.9배 높은 용량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리튬 이온 배터리가 대세를 이룬 배터리 시장에서 '한판 뒤집기'를 노리는 하나의 시도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트륨은 리튬에 비해 원자가 커 에너지 밀도가 현저히 낮다. LFP(리튬인산철)배터리 보다도 낮은 밀도로 인해 전기차 배터리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이 나온다. 올해 상용화 될 수 있지만 NCM(니켈·코발트·망간) 삼원계 배터리가 아니라 중저가인 LFP 배터리와 경쟁하게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조재필 울산과학기술원 에너지및화학공학부 특훈교수는 "(나트륨 배터리는)화재 안전성 확인이 필요하다"며 "과충전시 리튬이나 나트륨이 음극 표면에 석출(액체 속에서 고체가 생김)되고, 이 때 예기치 못한 단락이 이어지면 폭발로 이어지는데 이때 나트륨의 폭발력이 리튬의 몇 배가 되면 나트륨 배터리가 더 위험할 수 있다"고 했다.
마그네슘 배터리는 '덴드라이트' 현상을 극복해야 한다. 덴드라이트란, 배터리 충전 과정에서 금속 음극 표면에 쌓이는 나뭇가지 모양의 결정을 말한다. 덴드라이트 형태가 형성되고 성장하면 배터리 성능이 저하된다. 뿐만 아니라 덴드라이트가 계속 자라 반대 전극(양극)에 닿으면 화재가 발생해 이를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촉발한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이 배터리 업계의 저가 소재 개발 연구를 활발히 하는 측면도 있다"며 "하지만 안전과 밀접한 배터리 기술은 단기간에 고도화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 빠른 시간에 안정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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