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역사적 레시피… '물에 밥 말아' 먹는 즐거움과 나중의 고통

이지형 객원기자 2023. 7. 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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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에 지쳐 밥 차리기 귀찮은 요즘, 물에 밥 말아 먹게 된다.

그런데 후루룩 먹고 마는, 아무렇게나 때우는 한 끼 정도로 생각하지만 물에 만 밥은 나름 역사적 레시피다.

성종은 여러 날에 걸쳐 물에 만 밥, 즉 수반만 먹기로 한다.

그래서 물에 만 밥 좀 그만 드시라고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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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무더위에 지쳐 밥 차리기 귀찮은 요즘, 물에 밥 말아 먹게 된다. 간편하기도 하고, 맑은 냉수에 뜬 흰 밥에 빨간 김치 몇 쪽 얹어 먹는 즐거움이 남다르기도 하다. 그런데 후루룩 먹고 마는, 아무렇게나 때우는 한 끼 정도로 생각하지만 물에 만 밥은 나름 역사적 레시피다. 조선의 왕들이 나라에 안 좋은 일이 생길 때 먹는 상차림이었다. 왜 그랬을까. 그렇게라도 간소하게 먹고 속죄해야 국가 경영자로서 마음이 편하니까. 수반(水飯)의 내력이다.

성종이 즉위하고 얼마 안 됐을 때 가뭄이 심했다. 성종은 여러 날에 걸쳐 물에 만 밥, 즉 수반만 먹기로 한다. 신하들은 가뭄 못잖게 왕의 건강이 걱정이다. 그래서 물에 만 밥 좀 그만 드시라고 청한다. 그때 이유가 이랬다고 한다. 비위(脾胃)는 찬 것을 싫어합니다, 물에 만 밥이 비위를 상하게 할까 걱정입니다….

입맛 없을 때 물에 밥 말아 먹는 건 즐거운 일이지만 나중에 고통이 따를 수 있다. 목으로 넘기기 쉽다는 것부터가 문제다. 소화는 입안에서 침과 음식물을 섞고 치아로 음식물을 씹어 잘게 부수면서 시작된다. 음식물이 입에서 머물지 않고 식도로 넘어가면 침에 의한 분해 과정이 확 준다. 또 위에서 나오는 소화액이 물에 희석되니, 소화 능력을 더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성종에 대한 신하들의 간청은 적절한 것이었다. 물에 만 밥은 위장의 효율을 떨어뜨린다.

물에 만 밥 즐기기 외에도 위 건강을 해치는 습관들이 여럿이다. 물에 만 밥 얘기 나온 김에 몇 가지 정리해보면….

1) 아침 빈속에 커피는 삼가야 한다. 커피 속 카페인이 위산 농도를 높이고 위산 분비를 촉진한다. 뱃속에 음식물이 없는 상태에서 위산이 분비되면 위벽이 자극돼 염증이 생긴다. 심하면 위염·위궤양·역류성 식도염까지 갈 수 있다.

2) 속 더부룩하다고 탄산음료 마시면 안 좋다. 위의 음식물 배출에 도움을 주지만, 일시적이다. 소화가 안 된다고 습관적으로 탄산음료를 마시면 소화 장애가 생길 수 있다. 탄산음료는 식도와 위를 연결하는 괄약근의 기능을 약화시킨다. 괄약근이 약해지면 위산이 식도로 역류할 수 있다.

3) 점심 후 낮잠도 조심해야 한다. 식후 30분 이내에 엎드리거나 누워 자면 소화기질환이 생길 수 있다. 음식물의 이동 속도가 느려져 포만감, 더부룩함, 명치 통증, 트림 증상을 유발한다. 특히 식사 직후 누우면 위산 역류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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