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돈봉투' 송영길 보좌관 구속, 민주당 의원 줄소환 예고편

허경준 2023. 7. 4.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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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박용수 전 송영길 대표 보좌관을 구속하면서 송 전 대표 및 돈 봉투 수수 혐의를 받는 민주당 현역 의원들에 대한 수사 교두보를 확보했다.

박씨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송 전 대표가 돈 봉투 살포 과정 전반에 대해 보고를 받거나 직접 개입한 사실을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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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전 보좌관 신병확보… 法 "증거인멸 염려"
체포동의안 부결로 주춤했던 수사 다시 동력 얻어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박용수 전 송영길 대표 보좌관을 구속하면서 송 전 대표 및 돈 봉투 수수 혐의를 받는 민주당 현역 의원들에 대한 수사 교두보를 확보했다.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전 보조관 박용수씨가 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일 박씨의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돈 봉투가 박씨를 통해 민주당 의원들에게 전달됐다고 본다. 이런 박씨에 대해 법원이 검찰의 범죄 혐의 소명을 문제삼거나 '법리적·사실적 다툼의 여지' 등을 거론하지 않고, 증거인멸 가능성을 지적하며 영장을 발부한 만큼 검찰 수사에 힘이 붙을 전망이다.

검찰은 지난달 12일 돈 봉투 살포 과정에 직접 관여한 혐의를 받는 윤관석·이성만 무소속(전당대회 당시 민주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모두 부결되며 주춤했던 수사에 가속 페달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2020년 8월과 2021년 5월 당대표 경선과 관련한 여론조사 비용 9240만원을 외곽조직인 ‘평화와 먹고 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 자금으로 대납하는 방식으로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먹사연에서 고유 사업을 위해 여론조사를 진행한 것처럼 허위 견적서를 작성한 혐의를 받는다.

또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과 공모해 ‘스폰서’ 김모씨로부터 경선캠프 사용 자금 명목으로 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와, 강씨 및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과 공모해 윤 의원에게 6000만원을 제공한 혐의도 받는다.

이 밖에도 서울지역 상황실장 이모씨에게 선거운동 활동비 명목으로 50만원을 제공하고, 이씨와 공모해 다른 서울지역 상황실장 박모씨에게 전화 선거운동을 위한 콜센터를 운영하도록 하면서 운영비 명목으로 700만원을 제공한 혐의 등도 있다.

박씨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송 전 대표가 돈 봉투 살포 과정 전반에 대해 보고를 받거나 직접 개입한 사실을 입증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앞서 송 전 대표는 두 차례 검찰에 자진 출두 이벤트를 벌였지만, 당시에는 검찰이 "수사는 단계에 맞게 한다"며 조사를 거부했다. 하지만 박씨가 구속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제는 검찰의 송 전 대표에 대한 소환 시계가 빠르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박씨는 지난 5월 3일 검찰 출석 당시 돈 봉투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면서 자신을 둘러싼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은 박씨에 대한 구속영장청구서에 구체적으로 불법 정치자금을 주고받은 사람을 특정했고, 법원이 검찰이 구성한 박씨의 범죄 혐의를 사실상 인정했다.

향후 검찰은 돈 봉투를 받은 현역 의원들을 소환하는 수순부터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쟁점은 돈 봉투 제작과 살포를 지시한 정점에 송 전 대표가 있느냐는 것인데, 검찰은 보좌관 박씨가 송 전 대표 지시 없이 수천만원대의 돈 봉투를 마련할 수 없었다고 본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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