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귀 만지는 아이, '이런' 문제 있을 수도
◇생각보다 흔한 외이도염·중이염 의심
물놀이 중 귓속 피부에 물리적 또는 화학적 자극을 받는 일은 흔하고, 이로 인해 귓구멍 속 피부가 가려운 외이도염과 중이염으로 이어지는 일 역시 매우 빈번하다. 외이도염과 중이염 모두 상당한 가려움증을 동반하는데 어린 아이들은 표현력이 부족해 귀가 가려워도 표현을 하지 못하고, 자꾸 귀를 만진다거나 귀 주변을 긁는 일이 흔하다. 물놀이 후엔 보호자가 아이가 이상행동을 하지 않는지 잘 살피고, 문제가 있다면 병원에 데려갈 필요가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병원을 찾을 정도로 심하게 귀가 가려운 것은 급성 외이도염인 경우가 가장 많다. 외이도염은 귓바퀴에서 고막에 이르는 통로인 외이도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세균이나 진균에 의한 감염이 원인이다. 주된 증상은 귀의 통증과 가려움증이다. 수영 후 잘 생겨 외이도염을 수영인의 귀(swimmer's ear)라고 부르기도 한다.
노원을지대병원 이비인후과 안용휘 교수는 “어린이의 경우 급성 중이염이 있을 때 고막이 터지면서 고막 안쪽 고름이 귓구멍 쪽으로 새어 나오면서 가려움증이 나타날 수 있다”며, “외이도염만 있는지, 중이염이 동반되었는지는 증상만으로는 구분하기 어려워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정확하게 진단받고 그에 맞는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항생제·스테로이드 등 3~7일이면 대부분
다행히 외이도염과 중이염은 약물로 대부분 치료가 가능하다. 단순 외이도염이라면 치료제를 통해 통증을 조절하고 외이도를 청결히 하는 치료가 첫 번째다. 이를 위해 항생제가 함유된 물약이나 염증을 가라앉히는 스테로이드가 섞인 이용액을 사용한다.
두 번째 치료법으로는 외이도에서 분비물과 피부 괴사물 등을 제거하고 산성 용액으로 세척, 외이도 산도를 되찾아주는 방법이 있다. 정상적인 외이도는 pH 6.0 정도의 산성 보호막이 있어 균 증식을 억제한다. 동시에 외이도 피부는 지속적인 탈피와 귀지의 움직임으로 자연 세척이 이뤄진다. 그러나 수영장 물, 면봉 사용으로 외이도 산도가 변화되면서 염증 방어 기능을 깨트리기 때문에 산도를 되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대부분 3~7일 이내에 증상이 개선된다.
만일 염증이 외이도를 벗어난 것으로 의심된다면, 뇌 기저부 골수염 감별을 위해 방사선 검사가 필요하다.
◇면봉·귀이개 쓰지 말고, 식초-물 요법 도움
치료가 간단하다고는 하지만, 가장 좋은 건 예방이다. 특히 흔하게 발생하는 외이도염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면봉으로 외이도를 닦지 않는 것이다. 귀에 물이 들어갔다고 해서, 귀가 가렵다고 해서 면봉으로 귀 안을 후비는 행동은 외이도 피부를 약하게 해 외이도염이 잘 생기는 환경을 만들기 때문이다.
소량의 물기는 자연적으로 증발하여 건조되도록 그대로 놔두는 게 가장 좋다. 당장 큰 물기가 들어가서 귀가 답답하다면, 물이 들어간 쪽의 귀를 바닥 방향으로 젖힌 후 털어주거나 콩콩 뛰어주는 방법도 있다. 뜨겁지 않고 세기가 약한 드라이기나 선풍기 바람으로 귓속을 말리는 것도 바람직하다.
귓구멍의 산성화를 위해 식초와 생리식염수를 사용하는 '식초-물 요법'도 도움이 된다. 안용휘 교수는 "식초와 생리식염수를 1:2의 비율로 섞어 한 번에 3~4방울씩 귓구멍에 5~10분 정도 넣은 다음 닦아주는 것을 하루에 2~3차례 반복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처음에는 가벼운 가려움증으로 시작된 증세가 귓구멍을 긁게해 피부 외상을 일으키면 염증이나 피부 손상이 더 심해져 진물을 유발하고, 이것이 다시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면서 만성 외이도염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며 "귀가 가려워도 귀 안을 절대 건드리지 말고, 초기에 치료를 받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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