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말 잘하는 日대사 올 것"…中싱하이밍 후임은 또 전랑?

박현주 2023. 7. 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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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 주한일본대사와 주한중국대사가 모두 바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본대사의 경우 자타공인 '한국통'이 부임해 한ㆍ일 관계 개선에 속도를 붙일 거란 전망이 관측이 나오는 반면, 중국 대사는 오히려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 기조를 강화하는 방향의 인사가 부임할 거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日 대사 바뀔 가능성


2021년 2월 부임한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현 주한일본대사는 올해 말이면 통상의 대사 임기인 3년을 채우게 된다. 외교가에선 "한ㆍ일 관계의 저점과 고점을 모두 경험한 아이보시 대사가 조만간 물러나고, 한국 관련 근무 경험이 많고 한국어가 유창한 지한파(知韓派) 인사가 후임으로 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일본대사가 지난해 11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아이보시 대사가 부임하던 2021년은 한ㆍ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던 시기다. 부임 직전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 대한 일본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한국 법원 판결이 나왔고, 일본의 집권 자민당 내에서 대사 부임까지 보류하라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강제징용 배상 해법 발표, 셔틀외교 복원 등 한ㆍ일 관계 개선이 빠르게 진행됐다.

이에 따라 이에 후임 대사에 한·일 관계에 더욱 강한 동력을 불어넣을 인사가 올 거란 관측이다. 실제 아이보시 대사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 중 하나가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평가받는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주인도네시아 일본 대사다. 그는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 북동아시아과장, 아시아대양주 국장 등 한국 관련 경험이 풍부한 일본 외무성 내 대표적 한국통이다.

2019년 차관보급인 경제 담당 외무심의관으로 승진했지만 당시 한ㆍ일 관계 악화로 인한 외무성 내 '코리안 스쿨' 교체 바람으로 10개월만에 사실상 경질된 뒤 인도네시아 대사로 자리를 옮겼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은 "가나스기 대사는 한국 관련 네트워크가 훌륭하고 한국을 잘 이해하는 인사이기 때문에 후임 주한 대사로 온다면 최적격"이라고 입을 모았다.
2018년 12월 가나스기 겐지 당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현 주인도네시아대사)이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를 찾은 모습. 장진영 기자


수습 조치 뭉개는 中


이런 가운데 지난달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면담에서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면 반드시 후회한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던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도 하반기 이임 가능성이 크다. 당시 사건 직후 대통령실은 "중국이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기를 기다리겠다"고 밝히며 사태 수습의 공을 중국 측에 넘겼다. 그럼에도 중국은 한 달 가까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모양새다.

싱 대사는 지난달 19일 중국 인사를 상대로 한 투자 설명회에 참석하며 자연스럽게 공개 활동을 재개했고, 최근에도 주한미국대사관 주최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사건과 관련해선 어떤 유감이나 사과 표명도 한 적이 없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지난달 8일 오후 서울 성북구 성북동 중국대사관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난 모습. 김현동 기자.


잇단 강경 발언으로 국내에서 민심을 잃은 싱 대사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남은 임기 동안 국내 활동의 입지는 상당히 줄어들 전망이다. 한ㆍ중 관계에 밝은 외교 소식통은 "싱 대사가 사실상 한국에서 활동할 수 있는 동력이 상실된 상황이고 임기 3년을 채웠기 때문에 교체가 당연한 수순이 될 것"이라며 "다만 중국 당국이 싱 대사를 당장 소환하면 자국의 잘못을 인정하는 셈이 되기 때문에 일단 시간을 두고 하반기 중 자연스럽게 대사 교체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싱 대사의 후임에는 역시 강경론자로 꼽히는 천하이(陳海) 주미얀마중국대사 등 인사가 물망에 오른다. 천 부국장은 2016년 12월 아주국 부국장으로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를 담당하면서 사전 조율 없이 일방적으로 방한해 한국 기업인들을 만나 "소국이 대국에 대항해서 되겠느냐"고 말했던 인물이다. 시진핑(習近平) 주석 3기 들어 더욱 강화된 전랑 외교 기조를 후임 주한중국대사도 그대로 이어갈 거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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