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가 의식을 잃은 순간 기도의 본능이 깨어났다
미국 프로풋볼리그(NFL)는 미국에서 최고 인기를 자랑하는 국민 스포츠 리그입니다. NFL의 백미는 최종 우승을 가리기 위한 플레이오프 경기(정규시즌이 끝난 1월 첫째 주부터 시작)입니다. 2023년 1월 첫 번째 월요일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국 프로풋볼리그(NFL) 버펄로 빌스와 신시내티 벵골스의 플레이오프 경기가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페이코 스타디움에서 열렸습니다.
강팀인 버펄로 빌스와 신시내티 벵골스의 경기였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습니다. 치열한 경기를 펼치고 있던 도중 충격적인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버펄로의 수비수 다마르 햄린 선수가 상대 팀 선수에게 태클을 시도한 뒤 일어나다 정신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수비하는 과정에서 상대 팀 선수의 오른쪽 어깨와 햄린의 가슴이 강하게 부딪혔던 것이죠.
곧바로 의료진이 달려 나와 심정지 상태였던 햄린의 심장을 되돌리기 위해 심폐소생술(CPR)을 진행했지만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햄린의 심정지가 계속 이어지자 버펄로 선수들과 신시내티 선수들 그리고 코치들까지 쓰러진 햄린의 주위를 둥글게 둘러쌓았습니다. 그들은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무릎을 꿇은 채 햄린을 위해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이 상황을 생방송으로 중계하던 ESPN(미국스포츠전문케이블방송) 해설자들도 방송을 잠시 멈추고 기도했습니다. 미국 프로풋볼리그 해설가이자 선수로 활동했던 댄 올롭스키는 “방송 중에 해서는 안 되는 것일 수 있지만 지금은 그를 위해 기도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하며 다마르 햄린을 위해 소리 내어 기도했습니다. 공동 진행자인 로라 러트리지와 마커스 스피어스도 그의 기도에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이며 “아멘”이라 답했습니다. 햄린은 쓰러진 지 16분 후 구급차에 실려 신시내티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이날 수백만 명의 NFL 팬들이 다마르 햄린을 위해 기도에 동참했고 트위터에는 응원의 마음을 담은 해시태그 ‘Pray for Damar’가 넘쳐났습니다. 병원에 이송된 후에도 심각한 상태가 지속하자 팬들은 신시내티 대학병원 인근, 하이마크 스타디움(버펄로 빌스 홈 경기장) 등 곳곳에서 기도집회를 열었습니다. 햄린을 위한 기도의 물결은 뉴욕타임스, AP통신 등 미국 주요 미디어를 통해 전국으로 퍼져나갔습니다.
크리스천 포스트는 다마르 햄린 선수의 심정지 사건을 ‘미국인들이 위기에 처했을 때 기도의 힘에 의지한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 평가했습니다. 생방송에서 기도한 댄 올롭스키에게도 비난이 아닌 응원이 이어졌습니다. 대중들도 기독교 신앙의 유무를 떠나 위기 앞에서의 행동에 공감을 표현한 것입니다. 미국의 대표적 가정사역단체인 포커스온더패밀리 짐 달리 회장은 “사람들이 비극적 순간을 마주하게 되면 내면 깊숙한 곳에 계신 하나님을 찾게 된다는 것을 보게 되었다”고 말하며 “회의론과 다원주의가 만연한 미국 문화 속에서 하나님에 대해 다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감사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고통스러웠던 팬데믹 시간이 지나자 전쟁의 공포가 세계를 뒤흔들었습니다. 경제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위기상황입니다. 사회는 마약중독이란 재난 상황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하나님 없는 삶을 살던 사람들은 영혼까지 떨려오는 고난을 겪고 나서야 깨닫습니다. 세상에는 하나님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죠. 세상에는 진짜 사랑이 필요합니다.
미국 애즈버리 부흥의 시작이었던 애즈버리대학 예배 설교의 한 부분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배우십시오. 그 사랑이 부어지도록, 계속 부어지도록 말입니다. 그러면 하나님은 여러분을 다시 채우실 것입니다. 세상은 이런 사랑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수많은 크리스천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십시오. 그래야 하나님의 사랑을 부어줄 수 있습니다.”
매일 아침 우리가 맞이하는 세상은 지혜롭고 의로운 통제 아래 있습니다. 통제하시는 분이 우리의 하나님이며 그분이 삶의 세밀한 것까지 다 주관하십니다. 그리고 사랑으로 돌보십니다. 사흘 뒤 햄린은 깨어났고 회복된 후 방송에 나와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사람들의 마음속에 열정과 사랑을 부어주셨고 나를 그것을 담는 그릇으로 사용하셨습니다.”
조재현 PD choj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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