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덕 교수의 바이블 디스커버리] <1> 성경 시대에는 무슨 음식을 먹었을까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프랑스 작가 M 투생 사마는 서구 문명을 떠받치는 삼위일체 음식으로 빵 올리브 와인을 꼽습니다.
곡식의 파종부터 빵을 굽는 것까지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종교의식과 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태도는 칼처럼 예리한 것으로 빵을 자르지 않는 풍습으로 이어졌습니다.
"여기 한 아이가 있어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있나이다."(요 6:9) 오병이어 이적을 가능하게 한 것은 보리빵 다섯 개였습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작가 M 투생 사마는 서구 문명을 떠받치는 삼위일체 음식으로 빵 올리브 와인을 꼽습니다. 그리스인은 세 가지 음식 이외의 것을 먹으면 대개 야만인으로 치부했습니다. 성경 시대 사람들 역시 그 의견에 동의했을 것입니다.
유대인에게 빵은 늘 먹는 음식 그 이상이었습니다. 달리 말하자면 삶을 가능하게 만드는 하나님의 선물이 빵이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가정에는 마지막까지 빵이 있었고 모두 떨어지면 소망 역시 함께 사라졌습니다.
우리가 “밥을 먹는다”는 표현을 식사와 동일하게 생각하듯이 유대인들에게는 ‘일용할 양식’, 즉 빵을 먹는 게 식사입니다. 향유하는 부의 수준과 무관하게 팔레스타인 지역에 거주하는 이들은 밀가루나 보릿가루, 물과 약간의 소금, 누룩이 전부인 빵을 거룩하고 신비한 그 무엇으로 간주했습니다. 예수님이 “나는 생명의 떡(빵)이니”(요 6:35)라고 말씀하신 것 역시 그런 관점에서 파악해야 본래 의미를 제대로 실감하게 됩니다.
성경 시대 사람들은 예의를 중시하면서도 빵을 쪼갤 때는 손님이 찾아와도 모두 끝내고 난 뒤에 맞이했습니다. 곡식의 파종부터 빵을 굽는 것까지 모든 과정이 하나님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종교의식과 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태도는 칼처럼 예리한 것으로 빵을 자르지 않는 풍습으로 이어졌습니다. 유대인들은 빵을 칼로 자르는 법이 없었습니다.(행 20:7) 칼로 빵을 자르는 것은 생명 자체를 자르는 일로 간주하고 언제나 직접 두 손으로 빵을 뜯었습니다.
빵의 재료는 밀과 보리였습니다. 고고학자들이 1980년대 갈릴리 호수 부근의 작은 마을을 발굴했습니다. 무려 1만9400년 전에 조성된 촌락이었습니다. 고고학자들은 “밀과 보리의 소산지”(신 8:8)라는 별명을 가진 그곳에서 화로와 함께 야생보리와 밀 낟알을 찾아냈습니다. 계속된 발굴을 통해 주민들이 곡물을 갈아서 빵을 만들어 먹었다는 사실까지 밝혀냈습니다.
보릿가루로 만든 빵은 거칠고 텁텁해서 입맛에 잘 맞지는 않았으나 값이 저렴해서 서민들이 즐겼습니다. 반면에 부드럽게 넘어가는 밀가루는 형편이 넉넉한 이들의 양식이었습니다. 보리와 밀 가운데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생활 수준이 바로 드러났습니다.
이스라엘 사사 기드온은 전투를 앞두고 부하와 함께 적진을 정탐하다가 상대편 병사가 꿈에 ‘보리떡 한 덩어리’가 미디안 진으로 굴러와 천막을 넘어뜨렸다고 동료에게 전하는 것을 엿들었습니다.(삿 7:13) 동료는 자신들의 패배를 암시하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미디안 병사의 꿈에는 이스라엘을 경멸하는 심리가 깔려 있었습니다. 삶의 질이 떨어지는 이스라엘의 별명은 보리빵이었습니다. 미디안 병사는 보리빵이 덮친 꿈을 곧 개시될 전투에서 이스라엘 병력이 압도할 것이라고 해석한 것입니다. 기드온이 승리를 확신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보리빵과 서민의 관계를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가 있습니다. “여기 한 아이가 있어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지고 있나이다.”(요 6:9) 오병이어 이적을 가능하게 한 것은 보리빵 다섯 개였습니다. 아이가 믿음으로 내놓은 보리빵에는 순수한 믿음뿐만 아니라 가난한 가정형편까지 배어 있었습니다.
<약력>△서울신학대 기독교교육과 교수 △한국복음주의신학회 성경과 신학 편집위원 △미래신학교육포럼 회장 △거침없이 빠져드는 기독교 역사(브니엘) 등 50여권 저술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P21]지금 못 한다면? 앞으로도 못해![개척자 비긴즈] - 더미션
- 재능·섬김으로 작고 낮은 곳 찾아 부흥·자립에 힘을 더하다 - 더미션
- “하나님 전제해야 우주 생성 의문 풀려… 천문학자 중 신앙인이 많은 이유죠” - 더미션
- “난 아무것도 아냐… 모든 건 하나님께” 환자 위해 뜨겁게 기도한 ‘대동맥 명의’ - 더미션
- 선교지에 중고 에어컨 후원… “이중직은 선교·목회의 수단” - 더미션
- 그리스도를 닮은 순교… ‘영광’의 유산으로 빛나다 - 더미션
- 목요일이면 거리 누비는 100세 전도 열정 땡볕보다 뜨거웠다 - 더미션
- 팬데믹 뚫고 부흥한 교회학교, 세대통합·현장·가정예배 힘줬다 - 더미션
- 셀린 송 감독 “‘기생충’ 덕분에 한국적 영화 전세계에 받아들여져”
- “태아 살리는 일은 모두의 몫, 생명 존중 문화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