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투병 중 사망한 이훈구 전도사, 의학 발전 위해 시신 기증… 아내는 26년 전 신장 기증… 부창부수 거룩한 생명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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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아이들 70명을 키워낸 부부는 마지막 자신의 몸까지도 이웃을 위해 내놨다.
고 이훈구 전도사와 최연화(70) 부부 이야기다.
이 전도사의 아내 최씨는 "장례식은 죽음을 슬퍼하는 것이 아닌 천국에 입성한 남편을 축복하는 환송식"이라며 "발인 이후 절차가 없으니 오히려 남편을 깊이 추억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는 시간이 됐다"고 고백했다.
고인은 생전 안성제일장로교회(양신 목사)에 출석하며 신학을 공부했는데, 주중에는 아이들을 돌보고 주말에는 전도사로 사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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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에서 아동양육시설 운영하며
위탁아동 돌보고 70여명 키워내
소외된 아이들 70명을 키워낸 부부는 마지막 자신의 몸까지도 이웃을 위해 내놨다. 고 이훈구 전도사와 최연화(70) 부부 이야기다.
이들 부부는 1995년부터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맡아 돌보기 시작했다. 본인 자녀도 있지만 위탁 아동들을 계속 받으면서 경기도 안성에서 아동양육시설을 운영했다. 이 전도사는 생전 백합그룹홈을, 아내 최씨는 수산나네집 원장을 맡는 등 일평생 소외당하는 아이들의 울타리가 돼줬다.
특히 이 전도사는 은퇴 후에도 지적장애가 있는 아이들과 산책을 즐길 정도로 정이 많았다. 부부는 정년 이후 최근까지 요양보호사로 일했고, 캄보디아에 직접 세운 기독학교의 운영비를 매달 감당했다. 부부가 그동안 걸어온 인생은 ‘생명 구원’ 그 자체였다.
하지만 이 전도사는 지난달 25일 향년 74세로 별세했다. 여러 암과의 사투에서 꿋꿋이 이겨냈지만, 지난해 재발한 암을 치료하던 중 폐렴 증상이 악화돼 생일을 하루 앞두고 숨을 거뒀다.
죽음의 문턱에서 이 전도사가 내린 선택은 시신 기증이었다. 이 전도사 가족들은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 박진탁 목사)를 통해 시신 기증을 결정했다. 그의 시신은 지난달 27일 발인 후 경희대 의과대학에 인도됐다.
이 전도사의 아내 최씨는 “장례식은 죽음을 슬퍼하는 것이 아닌 천국에 입성한 남편을 축복하는 환송식”이라며 “발인 이후 절차가 없으니 오히려 남편을 깊이 추억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는 시간이 됐다”고 고백했다.
주변에선 이 전도사를 천사로 기억했다. 고인은 생전 안성제일장로교회(양신 목사)에 출석하며 신학을 공부했는데, 주중에는 아이들을 돌보고 주말에는 전도사로 사역했다. 교통비 한 푼 받지 않고 개척교회 사역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 최씨는 26년 전 장기부전 환자를 위해 신장을 기증한 바 있다. 당시 곁에서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준 이가 남편 이 전도사였다. 고인은 오래전부터 생명나눔에 대한 뜻이 확고했다. 생전 가족들에게 “언젠가 한 줌 재가 되어 하늘나라로 갈 몸인데, 하나님의 사랑으로 만들어진 세포 하나하나는 다른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좋은 재료”라고 말했다.
박진탁 이사장은 3일 “생명나눔의 거룩한 의지를 보여주신 고인의 뜻을 오래도록 기억하겠다”며 “고인의 숭고한 사랑은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큰 희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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