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타이’에 냉방 온도 높여… 교회, 에너지 절약 앞장

이현성 2023. 7. 4.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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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타이가 사라진 교회 분위기는 일주일 만에 확 달라졌다.

인천 숭의교회(이선목 목사) 교인들은 에너지 절약을 위해 2일부터 다음 달 말까지 교역자와 성도 모두 노타이 예배를 드린다.

서울 오륜교회(김은호 목사)는 지난달부터 다음 달까지 3개월간 에너지 절약 기간으로 정하고 교역자와 직원들에게 '노타이'를 권하고 있다.

이 교회 주성하 부목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적지 않은 교인이 에너지 절약 기간엔 자발적으로 넥타이를 매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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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목사 비롯 교역자 성도들 노타이에 반팔 셔츠로 복장 통일
대구중앙교회 성도들이 주일이었던 지난달 25일 교회 앞에서 ‘노타이’ 차림으로 주차 안내를 하고 있다. 대구중앙교회 제공


넥타이가 사라진 교회 분위기는 일주일 만에 확 달라졌다. 교역자들의 상의를 반팔 셔츠로 통일하기도 했다. 이들 교회는 ‘노타이’를 통해 적정 에어컨 온도를 유지하면서 역대급 폭염 예고 속 기후 위기 대응에도 동참하고 있다.

인천 숭의교회(이선목 목사) 교인들은 에너지 절약을 위해 2일부터 다음 달 말까지 교역자와 성도 모두 노타이 예배를 드린다. 담임목사를 비롯해 찬양대원 헌금위원은 가운도 벗었다. 두 달 동안 설교자와 대표 기도자를 제외하고 전 교인은 양복 상의도 입지 않기로 했다.

한 달 전부터 넥타이를 매지 않은 교회도 있다. 대구중앙교회(박병욱 목사) 교역자들은 지난달 첫째 주 주일부터 단체로 맞춘 반팔 셔츠를 입고 성도들을 맞이했다. 교역자뿐 아니라 성도들도 가급적 넥타이를 매지 않는다. 예배 인도자들도 자율적으로 넥타이를 맨다. 이 교회는 15년 동안 녹색교회 캠페인을 이어오고 있다. 이 기간 노타이뿐 아니라 실내온도를 26~28도로 유지하고 겉옷도 입지 않는다.

서울 오륜교회(김은호 목사)는 지난달부터 다음 달까지 3개월간 에너지 절약 기간으로 정하고 교역자와 직원들에게 ‘노타이’를 권하고 있다. 교역자들은 설교할 때만 넥타이를 맨다. 에너지 절약 권고 대상은 교역자와 직원이지만 성도들도 노타이에 참여하고 있다. 이 교회 주성하 부목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적지 않은 교인이 에너지 절약 기간엔 자발적으로 넥타이를 매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름철 노타이 예배는 부드럽고 편안한 분위기를 유도한다. 이선목 숭의교회 목사는 “편안한 환경에서 예배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유익”이라고 했다. 김충태 대구중앙교회 부목사도 “넥타이 없이 예배드릴 땐 체감 온도가 확연히 낮은 것 같다”며 “에어컨 온도를 26~27도 정도로 설정해도 전혀 덥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타이 효과는 연구로도 확인된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여름철 넥타이를 착용하지 않고 반팔 셔츠를 입으면 체감온도를 2도가량 낮출 수 있다. 한국에너지공단도 실내 냉방 온도를 2도 높이면 에너지를 9.4% 절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공동대표인 정원진 서울제일교회 목사는 “교회마다 갖고 있는 복장 관례는 존중해야 한다”면서도 “교단 차원에서 독려하면 많은 교회가 일사불란하게 노타이 캠페인에 동참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여름철 노타이를 실천해 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이현성 기자 sa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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