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대상 20만명 눈앞에… “이 땅서 한국어로 복음 전할 기회”

유경진,이현성 2023. 7. 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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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유학생이 온다, 복음이 간다] ① 여기가 땅끝이다
20만7324명. 지난 5월 기준으로 한국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유학생 숫자다. 역대 최대 규모로 유학생은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3년간 코로나 팬데믹으로 캠퍼스 선교는 활기를 잃었고, 청년들은 교회를 떠났다. 캠퍼스 선교 부흥이 과거의 추억으로 떠밀려가는 이때 유학생 선교가 캠퍼스 선교의 ‘황금어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유학생 선교가 캠퍼스 선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내다본다. 국민일보는 유학생 선교 현주소와 함께 한국교회와 캠퍼스 선교 단체의 역할을 4회에 걸쳐 조명한다.

한국대학생선교회(CCC) 간사와 외국인 유학생들이 지난달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본국 귀국 전 파송식을 열고 있다. 성균관대CCC 제공

지난달 20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 캠퍼스. 기말고사와 종강을 맞아 캠퍼스는 비교적 한산했다. 시험을 마치고 건물을 빠져나오는 학생들 사이에선 외국인 유학생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유학생들에게 종교가 있는지 살짝 물어봤다.

한양대 건축학과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 양정(23)씨는 “교회에 가본 적은 없고 앞으로도 다닐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스페인에서 온 교환학생 카를로스 산티아고(가명·21)씨도 “종교를 가져본 적이 없다”고 했다.

법무부가 발표한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월보(2023년 5월 31일 기준)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 유학생 체류 인원은 20만7324명(유학·한국어연수·외국어연수)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고치다.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18만131명)보다 약 1.15배 증가했다.

한양대의 유학생 수는 총 6999명(에리카 캠퍼스 포함)이다. 대학정보공시사이트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한양대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 유학생이 재학 중이다. 이어 경희대(6912명) 성균관대(6676명) 연세대(5926명) 고려대(4739명) 순이었다.

지문선 국제학생회(ISF) 본부장은 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코로나 확산 이전부터 올해까지 ‘외국인 유학생 20만 유치’가 (정부 당국의) 목표였다”면서 “유학생 유입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적별로는 베트남이 7만4264명으로 가장 많았다. 중국(한국계 포함·6만3552명) 몽골(1만2103명) 우즈베키스탄(1만1939명) 일본(4820명) 등의 순이었다.

이 같은 통계가 선교계에 던지는 메시지는 의미심장하다.

오영섭 생수가흐르는숲국제교회 목사는 “유학생 사역은 중요한 사역이다. 선교의 대상이 한국에 와 있는 것”이라며 “기존에는 시간과 재정, 노력을 들여 (장·단기 선교사 파송) 훈련을 받아야 했다면 지금은 한국어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눈앞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가성비가 높은 선교로도 볼 수 있는 셈이다.

이미 주요 캠퍼스선교 단체는 외국인 유학생을 타깃으로 한 선교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대학생선교회(CCC·대표 박성민 목사)는 전담 사역단체가 있다. 브리지인터내셔널(BI)을 조직해 외국인 유학생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다. BI는 전도보다 유학생의 니즈(요구사안)에 집중한다. 방(거주공간)이 필요하면 방을 찾아주고 생활비가 필요하면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해준다.

성균관대와 고려대, 국민대를 담당하고 있는 원금향 CCC 간사는 “유학생과 친밀한 관계·신뢰를 쌓는 것이 전도의 시작”이라며 “전도에 대한 집착을 버릴 때 비로소 외국인 유학생의 니즈가 보인다. 무작정 복음만 전하려고 하면 이들은 도망간다”고 말했다.

일부 지방대는 존립을 위해 일찌감치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 달리 말하면 지방대 캠퍼스의 외국인 유학생 선교 사역에도 세부적인 선교전략과 활동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지 본부장은 “캠퍼스선교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내국인 재학생을 위한 사역은 유지하되, 초점이 유학생으로 넘어올 필요가 있다”면서 “외국인 유학생 선교는 이주민 선교까지 이어지는 첫 단추다. 한국교회가 유학생의 둥지가 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경진 이현성 기자 yk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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