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 정전' 3년간 두배 늘었지만…한전 "대책 없다" 호소, 왜

현예슬 2023. 7. 4.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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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2일 경북 칠곡군 동명면 한 들녘 전깃줄에 까마귀 수백 마리가 무리를 지어 앉아 있는 모습. 뉴스1


최근 3년간 대구와 경북 남부지역에 까마귀로 인한 정전이 두배나 늘었다. 하지만 이를 막을 뚜렷한 대책이 없어 한국전력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3일 한국전력 대구본부에 따르면 까마귀 접촉으로 인한 정전은 2020년 33건, 2021년 46건, 2022년 68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까마귀로 인한 정전은 주로 6∼8월 여름에 집중됐고, 지역별로는 경주 44건, 대구 28건, 성주 15건 등이었다.

실제 사례로는 까마귀 무리가 전선에서 쉬다가 한꺼번에 날 때 합선이 발생하거나, 까마귀 날개가 특고압 전선에 부딪히는 등의 경우가 있다.

한전은 까마귀 접촉 정전이 늘어나는 원인을 개체 수의 증가로 봤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 24년간 까마귀 수는 19배 증가했다.

하지만 '까마귀 정전'을 예방할 수 있는 뚜렷한 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까마귀는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돼있지 않아 한전이 포획 활동에 나서기 어렵기 때문이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환경부령으로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돼있을 경우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를 받아 포획 활동에 나설 수 있다.

까치는 '전주 등 전력시설에 피해를 주는'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돼있다. 까치로 인한 2020∼2022년 정전은 103건으로 같은 기간 까마귀보다 적었다.

한전 관계자는 "까마귀가 전선 어디에 앉을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포획에는 제도상 어려움이 있어 뚜렷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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